어린이 찬송가의 추억 (송혜란/원주교회)

송혜란 / 원주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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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차 카세트에 꽂아 둔 어린이 찬송가를 틀었다. 달리면서 찬송가를 따라 부르다 보니, 어느덧 나의 기억은 초등학교 4학년으로 돌아간다. 어릴 때 교회에는 선생님들이 참 많았었다. 그래서 예배 때면 반사 선생님들이 항상 준비 찬송을 해 주셨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와 나에게 선생님들이 준비찬송을 해 보라고 하셨다. 처음으로 찬송인도를 했던 나는 긴장되고 떨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 같이 찬송인도를 했던 친구는 노래를 아주 잘 했었다. 그래서 항상 난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불렀다. 예배시간이면 나란히 앉아 찬송가도 크게 부르고 박수도 힘차게 치곤해서 다른 아이들이 힐끔 쳐다보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호가 바뀌어서 다시 차를 한참 달렸다. 이제는 기억이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다. 중학교 2학년 말부터 3학년 초였던 것 같다. 그 당시 교회에는 내 또래가 참 많았는데 그 중 나를 포함하여 3명이 ‘목포 소년소녀 시립합창단’ 단원이었다. ‘이슬성신절’이었는데 기장에서 나랑 비슷한 또래의 한 아이가 노래를 불렀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과 그 아이 이야기를 하며 부러움 반 시샘 반에 ‘우리도 하면 잘 할 수 있는데’하며 우리도 합창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합창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정말로 생겼다. 합창연습을 위해 주말이면 광주에 모여서 연습을 했다. 곡은 ‘베토벤 합창 9번’이었다. 초등학교 때 언니들이 세종문화회관에서 합창한다며 연습할 때 나도 같이 연습 했었는데 어리고, 키가 작아서 무대에 못 섰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열심히 연습을 했다. 합창연습이 끝나면 목포교회에 와서 찬송가와 합창단에서 부르던 노래를 부르곤 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 몇 명이 모여서 중창연습까지 했었다. 합창단에서 배웠던 기억을 되살리며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정말 신이 나고 재미있다.
다시 도로를 질주하며 어린이 찬송가를 들으면서 처음 찬송인도를 하던 날, 그리고 처음 서는 합창 무대를 위해 열심히 연습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니 흐뭇하기도 하고 지금의 내 모습을 돌이켜 보게 된다.
지금의 나는 어떤가. 찬송인도를 할 때에는 치마를 입고 단정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준비 없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일요일에만 무릎 꿇는 모습도 부끄러워진다.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며 노력하고, 하나님께 기도 드렸던 그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 차안에 울리는 어린이 찬송가 가사를 생각하며 내일은 좀 더 나은 모습이 되겠다며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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