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의 의의

정상률 /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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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률 /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1979년 2월 11일은 이란에서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하는 시아파 종교세력이 무하마드 리자 팔레비가 추진해 왔던 백색혁명을 무력화시키고 무혈 이슬람혁명에 성공한 날이었다. 2011년 2월 11일 이집트에서는 1952년 나세르의 혁명으로 군부정권이 들어선 이후 모두 60여 년 간 지속된 독재정권이 무너졌다.

튀니지발 시민 민주혁명은 이집트를 거쳐 아랍 왕정국가인 쿠웨이트, 요르단, 바레인, 아랍 공화정 국가인 예멘, 알제리, 리비아 그리고 페르시아 국가인 이란 이슬람공화국 등 중동 이슬람지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동 이슬람지역 시민 민주혁명은 우리의 4.19혁명, 광주민주화혁명, 1987년 민주화 혁명이나 자유평등 사상을 전 세계에 전파한 프랑스 대혁명에 버금가는 큰 의미를 가진다.

첫째, 빈곤의 문제 특히 청년 실업의 문제가 시민혁명을 촉발시키고 있다. 바레인, 쿠웨이트 등 이른바 석유 부국을 제외한 중동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는 하루 2달러 이하 생활자가 30~40%를 차지하고 있고,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졸 청년실업률이 평균 실업률보다 3~4배 높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청년 실업은 결국 가계 구성원 모두를 반정부, 반체제적으로 만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장기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염증이 폭발했다. 왕정 뿐 아니라 공화정에서도 30년 이상의 장기 독재가 지속되고 있고, 이러한 일부 세력의 장기 권력 독점은 부정부패, 부의 편중, 그리고 각종 기본권의 박탈 등 문제들을 축적해왔다.

셋째, 중동 이슬람사회에서도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의 사이버공간을 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시민혁명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참여, 공유, 개방을 특징으로 하는 SNS는 국내외 정보 뿐 아니라 현장을 현재시각으로 전달함으로써 시민혁명 확산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인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정보경찰이 SNS로 무장한 시민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중동 사회가 봉건제적, 근대적 사회로부터 탈근대적 또는 근대 후기 현상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미국 등 외부세계의 중동민주화를 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다. 부시정부는 중동 국가들의 민주화와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포괄적 중동정책인 “확대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구상(BMENAI, The Broader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Initiative)”을 발표하고 그 실행계획을 세웠었다. 중동 시민 민주화 혁명 초기에 애매하게 대응했던 오바마정부는 차츰 중동 민주화를 거스를 수 없는 세계사적 흐름으로 판단한 듯하다.

다섯째, 시민 민주화 혁명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가 각 국가의 정치문화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적 모순, 장기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저항, 세대간 갈등 현상, 리더쉽 변경과 제도 변경 요구 등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바레인은 종파적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집트는 군부의 재등장 가능성이 있으며, 예멘은 부족간 세력 균형을 통한 안정화 추구, 리비아는 지역주의 현상을 보이는 등 약간의 차이가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아직 시민의식은 결핍되어 있지만) 시민이 주체가 되어 자유와 경제정의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고 현상을 시민 민주혁명으로 개념 규정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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