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인류의 재앙이 되는가?

심의섭 / 아랍아프리카센터 이사장, 명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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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섭 / 아랍아프리카센터 이사장, 명지대 명예교수

영화 ‘아웃브레이크’는 1967년을 배경으로 한 1995년도 작품인데 에볼라 바이러스 영화로 알려지고 있다. 에볼라는 1976년에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강’을 끼고 있는 콩고와 수단 등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여 에볼라라고 부르게 되었다. 에볼라는 올해 2월초 서아프리카 기니의 남부 산림 지대에서 창궐하여 아프리카의 인접국가와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감염자가 1만 명을 넘어섰고, 치사율을 54%로 보면 사망자 수도 5천 명에 근접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통계이고 비공식적인 감염자와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따라서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 공조가 없다면 내년 1월쯤에는 감염환자가 최대 140만 명에 이를 수 있으며, 연말까지 에볼라가 통제되지 않을 경우, 신규 감염자가 매주 1만 명꼴로 증가하고, 최악의 경우 내년 1월까지 80만 명 가까운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에볼라가 아프리카 최빈국에서 발생하고 피해가 집중되는 것은 열악한 서아프리카의 의료체계와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기 때문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최선의 예방책은 효율적 공공보건 시스템이지만 내전에 시달렸던 국가들이 무너진 공중보건 시스템은 복원되지 못한 것이다.

접촉으로 감염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높은 것은 에볼라 창궐지역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접촉성 감염이므로 에볼라 감염 지역에 파견 했던 조사관, 의료인들이 바이러스 운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아프리카에서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항공이나 해상 운송의 발달로 타 지역에서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스페인, 독일,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 최근 감염자가 1명씩 늘 때마다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가 가장 우려되는 지역인데 해외취업이 많은 필리핀 같은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인구대국인 인도와 중국에 감염된다면 그야말로 인류의 재앙이 시작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에볼라 바이러스 피해 지역에 국내 의료인력을 파견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정부는 국내 의료진 20명을 파견하기 위해 내달 7일까지 의사·간호사 등을 공모하고 있다. 그런데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이라 하더라도 식민지 연고권 국가 외에는 파송을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한국의 의료진 파견은 어색해 보인다. 왜냐하면 에볼라 치료 담당 의료진의 사망율도 50%가 넘고, 보호장비도, 교육할 전문인력도 없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에볼라 환자 1명의 무서운 파급력’을 상상하면 만약의 사태에 따르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개방과 글로벌화 추세가 빠르고 요즈음 구멍 뚫린대형사고에 대한 위기 관리능력도 떨어지는 것을 보면 의료인 파견도 걱정된다. 어쨌든 치료보다는 예방이라는 전략으로 예견되는 재앙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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