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과 세계 속의 한국

김영용 / 한국경제연구원장
발행일 발행호수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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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김영용 / 한국경제연구원장

2008년도 세계 186개국이 생산한 GDP는 60조 1150억 달러다. 같은 해 한국은 9291억 달러를 생산하여 15위를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멕시코와 호주에 추월당해 2단계 떨어졌지만 빛나는 한국경제의 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한국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기술, 품질, 그리고 가격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반세기만에 이룬 실로 대단한 성과다.
이와 같은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달 말 스위스 다보스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20여명의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의 장(長) 중에서 가장 먼저 연설을 했다. 세계의 세력 판도가 예전의 G7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G20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다.

금년 11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 있다. 한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다시 한번 확실하게 보일 수 있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당연한 화두는 그에 걸맞은 한국 사회의 선진화다.
선진화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선진화란 1960년대 이후 우리 사회가 추구했던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사회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는 곧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사람들의 행동의 한계를 설정하는 규범의 두 축인 공식적 제약과 비공식적 제약을 지키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공식적 제약이란 사회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제반 법과 법률, 그리고 규정 등을 말한다. 또 비공식적 제약은 그 외의 도덕, 윤리, 관습 등을 의미한다. 공식적 제약을 준수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준법정신을 고양하고 나라를 법치에 근거하여 매끄럽게 운용하는 것이다. 또한 비록 법에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통념적으로 받아들이는 도덕, 윤리, 관습 등의 비공식적 제약을 준수하는 것은 사람들이 스스로 행동의 격(格)을 높이는 것이다. 그 결과 나라 전체적으로는 이른바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이 된다. 즉 사람들이 법을 잘 준수함은 물론, 언뜻 눈에 잘 띄지 않는 도덕, 윤리, 신뢰, 명예 등의 가치를 한결 더 높게 인식하여 품위 있는 사회로 도약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도덕, 윤리, 신뢰, 명예, 인격 등과 관련된 비공식적 제약의 준수 여부가 선진 사회 진입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국은 2008년 말부터 세계 경제를 덮친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 금년에도 어려움은 있겠지만 전반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계기로 금년은 경제적으로는 새롭게 잠재성장 경로에 들어섬은 물론 정치·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나라 전체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총명한 두뇌와 타고난 근면성을 지닌 한국민이 새롭게 도전하여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한국이 진정 선진 사회로 도약하는 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G20의 위상에 걸맞은 선진 한국을 건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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