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신앙을 키우는 시온오케스트라

발행일 발행호수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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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시온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

“여기서는 말로만 취미지 취미가 아니에요.”
올해로 9년째 신앙촌에 들어와 비올라 레슨을 하는 부산시향 비올라 부수석 최영화씨는 시온오케스트라 단원들에 대해 ‘말로만 취미지 취미가 아니라’는 말로 그들의 성격을 정리했다.
전공자들이 모여 만든 전문 오케스트라는 아니지만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창단 14년의 시온오케스트라는 지난 5월 이슬성신절에 맞추어 “나의 기쁨 나의 소망이 되신 주”란 타이틀로 음반을 냈다.
듣는 이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시온오케스트라 연주.
감동의 시간을 만든 그들을 찾아봤다.
낮엔 신앙촌내 곳곳에서 근무하며 일과가 끝난 후 연습에 매진하는 그들. 더구나 7월 중순 시온 음악 콩쿠르를 앞두고 있어 밤 늦은 시간까지 그 많은 연습실이 연주자들로 차서 빈 방을 찾기 힘들었다.

연습은 나의 힘
`음악은 신앙의 동반자
“음색이 감미롭고 매력있고 편안했어요. 더구나 악기도 예쁘게 잘 생기고, 18년 이상 분 것 같네요.”
1만 시간의 법칙을 떠올리게 하는 단원들. 음색과 생긴 모양이 좋아 호른을 시작한 강수향씨((주)생명물식품)는 악기를 통해 비어있는 시간을 채워서 살고있다고 했다. “신앙을 찾아 신앙촌에 왔는데 일과를 마치고 나면 시간이 남잖아요. 뜻에 맞게 살려고 찾다보니 악기를 하게 됐어요.”

기본적으로 절기 음악순서에 연주를 하는 시온오케스트라. 곡의 수준이 계속 올라가니 개인의 역량을 끊임없이 닦아야 한다고 단원들은 입을 모은다. 강수향씨는 “한 평도 안되는 연습실에서 답답할 때도 있어요. 악기를 하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결국 연습만으로 연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상태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음악이 내 신앙의 동반자구나 싶어요.”

트럼펫을 하는 강은미씨((주)생명물식품)는 좋아하는 바이올린을 2년 정도했는데 왼손 새끼 손가락 뼈를 다치는 바람에 새끼 손가락 역할이 크지 않은 트럼펫을 하게 되었다. “트럼펫은 음악에서 하나님이나 왕을 표현합니다. 권위를 나타내죠. 힘센 천사같이 부르라고 지도하시는데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어 좋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입술 주름이 펴지고 멍이 들은 듯 꺼멓게 죽어있었다. “일종의 직업병이죠. 호호.” 호시절엔 근무 마치고 잘 때까지 대략 6~7시간씩 연습을 했다는 대단한 연습광이다. “연습을 할 때는 잡념이 없어요. 대가들 소리를 들으며 나도 저만큼 하고 싶어 닮아가려 노력하게 되고, 장학금이나 무대나 여러 기회를 주시니까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강은미씨도 음악이 있어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음악을 안 했다면 온전히 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죠. 음악이 날 지켜줬어요”라며 자신있게 말한다.

은혜의 무대, 도약의 시간
“그냥 살면 안되겠다` `이게 행복이다`

천부교 교단의 세 절기 음악순서에 서는 이들의 마음은 각별하다.
비올라 수석 김희영씨(한일물산)는 “여럿이 모여야 음악이 되니까 시간 맞추는 것이 힘들어요. 전체가 모이는 것도 그렇지만 각 파트끼리 모이는 것도 부서가 다르니까 쉽지는 않아요. 이렇게 힘들어도 그 무대를 통해 더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저희들끼리는 절기 무대가 평가 받는 시간이라고 하죠.”

절기 무대 이야기가 나오자 지난 추수감사절에 소비조합 합창단 반주를 했던 때를 떠올리며 “그렇게 열심히 사시는 분들의 합창에 반주를 한다는 것이 영광이었죠. 무대에서는 확실히 은혜를 많이 주셔요.” 첼로 파트 수석인 김미리씨((주)신앙촌식품)는 “눈물이 계속 흐르고 콧물이 나와도 닦을 수가 없잖아요.” 코 훌쩍 거리는 소리가 마이크에 들어갈까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비올라를 연주하는 김희영씨는 말했다. “저는 연주하다가 눈물이 나오면 활을 올렸다 내리며 소매로 눈물을 훔친답니다.”

바쁜 일상 중에 연습할 때의 걱정과 달리 무대에 올라가면 달라지는 이들. 제2바이올린 수석 김연정씨(한일물산)는 “우리는 그걸 무대체질이라고 얼버무리지만 우리의 실력만으로 음악이 되지 않는다는 것, 도와주신다는 것을 압니다. 바이올린 현을 하나 그어도 기도하면서 그으면 듣는 이의 귀를 조종해주시겠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저희에겐 플러스 알파가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절기 음악순서 외에 2년 전부터 시작한 레스토랑 음악회 무대가 있다. 현재 악장을 맡고 있는 제1바이올린의 김은혜씨((주)신앙촌식품)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시작이라 많은 부담이 있었고 혼자 서는 무대라 준비하면서 힘도 들었지만 리허설 때 느꼈던 그 포근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레스토랑에 딱 섰는데 감사함이 몰려와요, 햇살 드는 레스토랑에서 음악을 들으며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반주 CD를 틀고 연습을 하는데 기존의 연주에 저를 맞추어야 음악이 되니까 그 과정이 또 나를 버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더 연습을 해야했고,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무대를 앞두고는 부족한 연습량 때문에라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살다보니 음악 하는 사람들이 더 충실한 삶을 살게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신앙촌 콩쿠르
`심사위원장은 엄격해`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시온 음악 콩쿠르. 지난 해부터 1등 상금이 300만원으로 올랐다.
시온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고 있는 박효진씨(부흥협회 음악실)는 “국제 콩쿠르를 제외하고 부산시 뿐아니라 국내에서 열리는 콩쿠르에서도 이만한 상금이 없습니다. 심사를 하는 교수님들이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으려고 눈빛이 예전과는 달라지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그리고 덧붙였다. “교수님들이 엄정한 심사를 하시지만 심사위원장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느껴요. 너무나 공정하게 주셔요.” 그 사람의 과정까지도 다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슬성신절 음악순서와 녹음 등의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콩쿠르 준비에 돌입한 단원들. 연습에 연습에 연습. 그들은 그 힘든 시간을 통해 한 단계씩 자라고 있었다.
만나 본 단원들은 모두 음악이 있어 더욱 감사한 생활을 하게 된다고 했다. 김연정씨는 콩쿠르를 앞두고 “많은 연습을 통해 곡을 완성하고 연주를 끝까지 하는데 정신력이 강해지는 것을 느껴요. 한번 이기지 못해 포기를 하면 또 포기를 하고 계속 주저앉는 경우를 보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노력의 의미를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레슨 교수에게 듣는다
`전공자 보다 더 나은 제자들도 있어요`

`열정이 대단해 한번 가르쳐볼래?`
시온오케스트라에서 먼저 레슨하던 친구가 외국으로 나가며 `열정이 대단하다`며 소개를 해줘 신앙촌을 찾아와 바이올린 레슨을 한 지 10년. 지금도 그들의 열정은 뜨겁다.

경성대 등에 출강하며 부산 신포니에타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 중인 홍기정씨는 신앙촌에 들어온 지 10년 가까이 됐다고 말한다.
“집이 멀지만 신앙촌에 오는 게 좋아요. 악기에 대한 열정이 많고 열심히들 해서 실력이 느니까 재미있어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4년제 전공한 사람 못지 않는 실력을 갖춘 사람도 있고, 전공을 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도 있어요. 누구라고는 말 못하죠. 호호.”
회사에서 음악을 하는 직원들을 위한 지원에 대해 “정말 좋다”며 신앙촌 사람들은 밖에서는 만나기 힘든 “너무나 정직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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