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예뻐지는 돌
글 이효성(동화작가)쉬는 시간에 유미는 난생 처음 택배를 받았어요. 섬마을의 친구가 보내 준 거였어요.
“뭐니?”
몰려든 반 아이들이 상자 안에 든 것을 보고 깔깔 웃었어요. 작고 동글동글한 돌멩이가 수북이 들어 있었으니까요.
올 여름 방학 때 유미네 가족은 섬마을로 피서를 갔어요. 그 마을 집에 들어서 지내게 되었는데, 제 또래 아이와 친해졌어요.
“어마, 이렇게 예쁜 손은 처음 본다.”
살결은 볕에 그을러 가무잡잡하지만, 손가락이 길쭉길쭉하고 야무지게 예쁜 그 아이의 손이었어요.
“너, 공기 할 줄 아니?”
그 아이가 물었어요.
“문방구점에서 사다가 해 본 적은 있지만 잘 안 되더라.”
둘은 꽃 그늘에 앉아 공기를 했지요. 한데, 섬마을 아이가 가진 돌은 무겁고 매끄러워서 유미의 손에 잘 와 닿지 않고 떨어졌어요. 물론, 섬마을 아이는 척척 잘해 내고요.
“아, 알았다! 너, 공기를 많이 해서 손이 그렇게 예뻐졌구나?”
“바닷가에서 주운 공깃돌은 손 예뻐지게 하는 돌이야.”
“어마, 두 개가 달라붙었는데도 어쩜 그렇게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잘 떼어내니?”
“우리 할머니와 엄마의 손재주도 공깃돌에서 나왔대.”
“지극히 과학적인 논리구나.”
공기를 많이 하면 손이 민첩해지고, 섬세해질 것은 빤한 이치지요. 또 감각도 예민해지고요.
“그런 공깃돌을 구해 줄 수 있니?”
“이건 내가 아주 어렸을 적부터 가진 거라서 안 되고, 파도에 1만 번 이상 씻긴 돌멩이를 수집해서 보내 줄게.”
“1만 번씩이나……”
“그런 돌이라야 우리의 손을 예쁘게 해 주거든.”
이렇게 하여 몇 달이 지난 뒤에야 공깃돌이 상자에 하나 가득 택배로 붙여온 거였지요.
“왜 이 공깃돌을 학교로 보내 준 줄 아니? 너희랑 나누어 가지라고 그런 거야.”
공깃돌을 5개씩 받은 아이들 중 한 아이가 말했어요.
“이 돌로 공기 많이 하면 컴퓨터왕도 되겠다야!”
교실 안이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