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꼬리

발행일 발행호수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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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꾀꼬리가 산 속에 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알을 여러 개 낳았어요. 솔바람이 지나가다가 가르쳐 주었어요.
“너무 꼭 껴안고 있기만 하면 더워서 알이 곯아.”
“그럼 어떻게 하나요?”
“알을 요리조리 굴려 가며 품어.”
“네, 잘 알았어요. 저는 처음이라 잘 몰라요.”
꾀꼬리는 부리로 알을 굴려가며 품었어요. 밤에는 별들이 좋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지요.
“생명은 제일 소중하단다…… .”
낮에는 솔바람, 밤에는 별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꾀꼬리는 알을 품었답니다. 배가 고파도 참고요. 목이 말라서 견딜 수 없을 때만 도랑으로 날아 내려가서 목을 축였어요.
그런 어느 날, 드디어 꾀꼬리는 맨 먼저 깬 새끼를 대견스럽게 바라보았어요.
“이젠 먹이를 잡아다가 먹여야겠구나.”
꾀꼬리는 바빠졌어요. 벌레를 잡으러 둥지를 떠나 돌아다녔어요. 맨 먼저 깬 새끼는 먹이를 받아 먹고 제법 팔팔해졌어요.
“어머나!”
꾀꼬리는 벌레를 잡아 물고 둥지로 돌아와 보고 깜짝 놀랐어요. 맨 먼저 깬 새끼가 아직 깨지 않은 알을 밀어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지 뭐예요.
“무슨 짓이야?”
“내 동생들은 곯아서 깨어나지 않아요.”
꾀꼬리는 문득 솔바람이 해 준 말이 생각났어요.
‘알을 요리조리 잘 굴려가며 품었어야 했는데…… .’
꾀꼬리는 둥지 밖으로 떨어져 깨어진 알을 보고 후회했어요. 맨 먼저 깬 새끼가 거짓말을 한 것을 모르고요.
그리하여 꾀꼬리는 여러 개의 알 중에서 겨우 두 개만 깨었어요. 한데, 맨 먼저 깬 새끼가 보이지 않았아요.
“얘가 어디 갔지?”
솔바람이 지나가다가 가르쳐 주었어요.
“그건 네 새끼가 아니야. 두견이(뻐꾸기와 비슷하나 몸이 작음) 어미가 몰래 낳아 놓은 알이었어. 내가 그렇게 주의를 주어도, 종다리나 때까치는 뻐꾸기가 알 하나를 낳아 놓는 줄도 모르고 속아서 깬단다.”
“그런 일도 다 있나요?”
“네 새끼 아닌 두견이 새끼를 깨어서 분하지?”
“아닙니다! 별님들이 생명은 제일 소중하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남의 새끼도 내 새끼 못지 않게 중하지요.”
“그렇게 마음을 지녔으니까, 너희 목소리가 최고로 아름답지.”
꾀꼬리 엄마는 새끼를 데리고 마을로 내려가서 노래를 가르쳐 주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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