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꽃

이 효 성(동화작가)
발행일 발행호수 2163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북풍이 마구 휘몰아칩니다. 벌거숭이 나무들이 추워서 ‘잉잉’ 웁니다. 그렇지만 소나무만은 당당하지요.“오랑캐들아, 올 테면 와 봐라!”바늘잎(솔잎)을 날카롭게 세워서 바람을 마구 찔렀어요.그 광경을 본 나무들도 용기를 내었습니다. 나뭇가지를 흔들어 침략자들과 싸웠어요.“그래, 그래야지…….”구름이 떼지어 몰려오며 나무들을 응원했습니다.북풍을 거느리고 온 동장군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온 세상을 꽁꽁 얼게 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으이하, 으이하…….”젊은 용사들이 윗옷을 몽땅 벗고 군화로 언 땅을 박차며 뛰는 게 아니겠어요.
뿐만이 아니었지요.“태권, 태권…….”곳곳에서 태권도장 대한의 어린 아들딸들이 인도를 누비며 추위를 무찌르고 있었어요.동장군은 기가 팍 꺾였습니다. 이튿날 아침에는 더욱더 맥이 빠졌지요.
‘아니, 누가 온 세상을 솜이불로 덮어 주었어?’구름이 밤사이에 소록소록 눈을 내려 덮어 주었던 것입니다. 온 세상이 새하얗게 변한 것만이 아니었어요. 나뭇가지들이 눈꽃을 피워서 추위와의 싸움에서 이긴 것을 축하했습니다. 동장군은 산골짝에 숨어살다가 기회를 보아 달아날 궁리를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