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에 몽둥이 폭행까지… “그 보육원은 지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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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권익연대 회원들이 14일 해당 보육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뉴스1)

천주교 보육원서 지속적인 학대
시민 단체, 정부에 진상 조사 요구

서울 은평구 소재의 천주교 보육원에서 원생을 무자비하게 학대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고아권익연대는 14일 해당 보육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성폭력·노동 착취·고문 학대 사건의 민관합동 진상조사와 진정 있는 사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 보육원 출신 박지훈(22·가명)씨는 현장에 나와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가해 교사 3명을 아동복지법·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박 씨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2년부터 6년간 보육원에서 학대를 당했다. 보육교사는 박 씨의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샤워장에서 수십 분간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뿌렸다. 화장실에 하루 종일 가둔 채로 밥을 먹게 하거나, 10인분의 라면과 밥을 먹게 하고 결국 토하자 토사물까지 먹였다.

이외에도 교사들은 무릎을 꿇고 10시간 묵주기도 또는 종일 기도를 시키기도 했다. 다른 아동들에게 박 씨의 팔다리를 붙잡게 한 뒤 바지와 속옷을 벗겨 엉덩이를 몽둥이로 200대 가까이 때리기도 했다는 것이 박 씨의 진술이다.

사건이 보도되자 관련 기사에는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하네요. 수녀회가 운영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말 충격적이네요”, “악마들이 수녀복 입고 내 정신 육체를 망가뜨린 곳”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해당 보육교사는 박 씨와의 통화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고 한 일이었다고 변명했다.

박 씨는 “보육원 생활은 지옥과 같았다. 성장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보육원 관리자들한테 모두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어떤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아권익연대는 “박 씨의 고소 외에도 과거 해당 천주교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이들의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수녀가 발바닥에 피가 맺혀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폭행하거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여중생을 속옷까지 벗긴 채 보는 앞에서 옷을 가위로 다 자르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씨 이외에도 같은 보육원 출신의 5명이 비슷한 학대를 당했다며 고소에 동참하기로 했다.

해당 보육원을 운영했던 재단법인 마리아 수녀회는 졸업생들의 연이은 폭로로 논란이 크게 확산되자 60년간 이어온 아동복지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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