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은혜속에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들 뿐

장말례 권사(3) / 부평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34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지난 호에 이어서>
1986년경 큰딸 명숙이가 두 살배기 외손녀를 데리고 저희 집에 왔을 때였습니다. 손녀 지연이가 방에서 놀다가 갑자기 조용해서 쳐다봤더니, 생명물이 들어 있는 작은 플라스틱 병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장난을 하며 놀다가도 다시 와서 생명물 병을 보고 또 보고 했습니다. 심장이 안 좋았던 지연이는 밤이면 잠을 안 자고 자꾸 보채어서 식구들도 잠을 못 자게 했는데, 저는 지연이가 생명물 병을 자꾸 쳐다보는 것을 보며 생명물을 먹여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큰딸에게 “지연이한테 생명물을 좀 먹여 볼까?” 했더니, 큰딸이 하는 말이, 지연이가 얼마나 약을 싫어하는지 한번 먹이려면 온 식구가 달라붙어야 된다며, 플라스틱 병에 있는 물은 약인 줄 알고 안 먹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명물 병을 들고 “지연아, 이리 와라.” 했더니 제 앞에 누워 입을 쫙 벌렸고, 입속으로 똑똑 떨어뜨려 주는 생명물을 잘 받아먹었습니다. 저는 다음 날과 그다음 날에도 지연이에게 생명물을 먹였습니다.

한 일주일 지나 큰딸과 지연이가 왔는데 아이가 얼마나 예뻐졌는지 몰라볼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큰딸에게 “어머나, 지연이 아닌 줄 알았다. 어쩜 이렇게 예뻐졌니?” 했더니 생명물을 먹은 후로 애가 잠을 잘 잔다는 것이었습니다. 밤마다 잠을 안 자고 보채던 아이가 너무나 잘 자니 자기도 요즘처럼 편하게 자는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 지연이는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라났고 지금은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제단에 다녔던 큰딸 명숙이는 2001년부터 저와 함께 부평제단에 다시 다니게 되었습니다. 주일예배에 꾸준히 나오면서도 직장 때문에 축복일예배는 참석하지 못했는데, 작년 4월 처음으로 축복일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축복일 행사로 벚꽃 축제가 열려 제가 고객들을 모시고 가면서, 기장신앙촌까지 가는 동안 드시라고 떡이며 약식을 해 드렸습니다. 고객들은 다 맛있게 드셨지만 명숙이는 위장병이 있어서 전혀 먹지를 못했습니다. 오랫동안 위장병을 앓아 온 명숙이는 집에 약병을 줄줄이 늘어놓고 소화제며 위장약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축복일예배를 드리고 집에 돌아올 때, 명숙이가 전날 하나도 못 먹었던 떡과 약식을 꺼내서 먹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걱정이 되어 이렇게 먹어도 괜찮냐고 했더니, 축복일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축복일에는 아침 식사로 잣죽을 주는데, 명숙이가 식당에서 잣죽을 받아 놓고 보니 양이 많고 잣이 들어 있어서 소화가 될까 걱정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먹을까 말까 하다가, 제가 잣죽을 먹으면 참 좋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천천히 먹다 보니 한 그릇을 다 비웠고 웬일인지 속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벚꽃 축제 때 주는 점심 도시락도 맛있게 다 먹고 전날 못 먹었던 떡과 약식도 생각이 나서 먹는다고 했습니다. 큰딸 명숙이는 그 후로도 속이 계속 편안해 위장약을 전혀 먹지 않게 되었고,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며 정성껏 준비한 감사헌금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30년 넘게 소비조합을 해 오면서 10년 이상 거래한 고객도 많이 생기고 그분들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 정도로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고객들이 하루도 안 보면 궁금하다고 하며 저를 기다려 주고, 만나면 신앙촌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아 주려고 하십니다. 그렇게 친분을 쌓아 온 고객들을 부평제단으로 전도하면서, 예배에 참석하고 기뻐하는 모습에 감사를 드릴 때가 많습니다. 새 교인 중에는 일요일예배에 꾸준히 나오는 분도 있고 기도문을 열심히 하며 신앙촌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도 계십니다. 언젠가 처음 축복일예배에 참석하신 분이 숙소에서 너무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하기에 그때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분이 하는 말이, 숙소에서 자는 동안 밤새도록 향기가 났는데 생전 처음 맡아 본 냄새였다며 무척 기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분이 향취 은혜를 받았구나 생각하며 속으로 감사를 드렸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은혜 속에서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들이 자꾸 떠오릅니다. 아낌없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하나님 앞에 철없이 살아온 제 모습에 부끄럽고 죄송할 뿐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하나님 원하시는 뜻대로 행하며 항상 감사를 드리면서 살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