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와 자유율법
시카고에서 온 편지미국 사람들의 매너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유명합니다. 줄을 서야 할 곳에서는 어김없이 줄을 서고, 공공장소 같은 데서는 말할 것도 없고 상대방에 대해서 불편함을 끼쳤다고 생각하면 항상 “Sorry”, “Excuse me” 란 단어가 입에서 나옵니다. Ambulance가 지나가면 모든 차가 양보를 하며,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며,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Thank you”라는 말을 잊지 않습니다.
며칠전 회사에서 9·11과 같은 추가 테러에 대비하여 비상훈련을 하였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무역관은 35층 건물에 2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비상벨이 울렸고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비상계단을 통해서 1층 밖으로 대피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22층에서 1층에 갈 때까지 앞사람을 새치기 하거나, 먼저 가겠다고 서두를 법도 한데 그런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다들 한결 같이 줄을 지어 질서 정연하게 일정한 속도로 내려갔고 결과적으로 모두들 빠르게 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이때 문득 저는 한국의 삼풍백화점과 미국 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가 생각이 났습니다. 삼풍백화점의 경우 서로 먼저 살아 남으려고 하다가 더욱 많은 희생자가 났다고 하며, World Trade Center의 경우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긴박한 상황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침착하게 질서를 지키며 수십층을 걸어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또 생각해 봅니다. 우리 시온인들은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눈으로도 생각으로도 마음으로도 죄를 짓지 않는 자유율법, 양심의 법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으니 미국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일등 시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인들이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훌륭한 매너를 가진 것 같지만 양심의 법은 알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양심의 법을 지킨다면 이 세상에 그 이상의 매너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렇게 볼 때 시온인이야 말로 세계 최고의 매너인이요 일등 국민이라고 하겠습니다.
“너희들이 자유율법을 알지 못하는 한 진정한 매너를 소유한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시카고의 거리를 내려다 봅니다. /이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