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의 전쟁 (김혜림(대1)/부산 서면교회)
김혜림(대1) / 부산 서면교회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도 크지만 새로 맞은 해를 향한 계획과 다짐들이 저를 설레게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교회 일을 같이 한 지 3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잠이었습니다. 남들과는 달리 야간에 일을 하기 때문에 아침이면 잠이 들고 했는데 아침 등교 시간에 교회에 오는 아이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잠깐 쉬었다가 아침 학교 심방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비몽사몽한 상태로 아침에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아이들이 꼭 교회에 왔으면 하는 생각보다는 ‘빨리 가서 자고 싶다. 왜 이렇게 애들이 안 오지? 시간 진짜 안 간다’는 생각으로 가득 했습니다. 심방을 다하고 제단으로 올라갈 땐 그래도 아이들을 만났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기도 하지만 무거운 눈꺼풀을 잡으며 이렇게 잠을 못 자면서까지 해야 하나 하는 불평 같은 마음도 들곤 했습니다.
집에 가면 자기에 바빴습니다. 한번 잠이 들면 쉽게 일어나지지가 않았고 저녁에 잠에서 깨면 교회 행사나 주일 준비도 도와주지 못한 채 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고, 한번은 아침에 일을 마치고 집에서 잠이 들었는데 한참 자는데 누가 깨우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언니였는데 제가 무려 12시간 동안 잠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나 당황이 되던지 세수도 못 하고 헐레벌떡 일어나서 교회에 갔던 기억도 있습니다. 잠으로 예배시간 지각하기 일쑤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잠으로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이렇게 잠과 전쟁을 늘 치르면서 드는 생각이 정신력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일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세상적인 일에 지쳤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신력만 강했더라면 잠은 문제도 되지 않을 텐데 안일하고 쉽고 편하게 하나님을 따라가려는 저의 정신 상태가 얼마나 나태해있었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잠을 실컷 자고 일어난 하루보단 쪼개서 잔 잠이지만 하나님 일을 하면서 보냈던 하루가 더 값지고 보람되다는 것을 느낍니다.
2008년에도 하나님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강한 정신력으로 알차고 보람된 한 해를 보내는 제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