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한 벌 (남은성 관장/광주교회)
남은성 관장 / 광주교회옷을 정리하기 위해 옷장을 열었습니다. 그 중 다른 옷보다 애착이 많이 가는 양복 한 벌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 옷을 보니 지난 일이 생각났습니다.
그 당시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나는 장안농장에서 청년 신앙교육을 받은 후로, 마음의 갈등이 많았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교역자가 된다는 것은 상상도 안 해봤고, 자신도 없었기에 계속된 부담감에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어느 날 전주에 계신 아버지께서 아무 연락 없이 서울로 갑자기 찾아 오셨습니다. 아버지는 항시 나에게 교역자의 길을 가기를 당부 하셨기에 갑자기 오신 것이 반가움 보단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는 다짜고짜 양복을 사주신다며, 백화점을 가자고 하셨습니다.
“너를 위해 마련해 주는 거니 부담 갖지 말라”는 말씀이 나에겐 더욱 부담이었습니다. 몇 번의 거절 끝에 결국엔 백화점에서 지금껏 입어본 옷 중 가장 비싸고 좋은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다음 축복일 올 때 꼭 입고 오라는 당부와 함께 아버지는 내려 가셨고, 전 집에 돌아와서도 걱정으로 이래저래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시금 양복을 입어보았습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한참 쳐다 보고 있는데 어느새 고민은 없어지고 입가엔 미소가 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옷을 입고 하루 빨리 신앙촌에 가고 싶다는 마음도 은근히 드는 것이었습니다.
2004년 10월 24일 저는 그 옷을 입고 축복일에 참석하였고, 많은 교인들 앞에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할 교역자 후보생들”이라고 저를 포함한 다른 후보생들과 함께 소개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4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 성신사모일을 맞은 지금, “너 위해 성신 주건만 너 무엇 하느냐” 189장 찬송가 가사처럼 저 자신을 꾸짖어 보며, 하나님의 역사에 부르심을 받은 젊은이로서 더욱더 열심을 내기로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