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신는 양말

글 이효성(동화작가)
발행일 발행호수 2259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지은이는 4살 된 어린 동생과 엄마랑 나들이를 하게 되었어요. 무더운 여름철에요.
“내 신발!”
지숙이는 제 신발부터 챙겼어요.
“큰일났다.”
엄마가 지숙이의 신발을 보고 걱정했어요. 전철을 타고 자리에 앉으면 틀림없이 지숙이가 신발을 벗지 않고 올라설 게 빤하거든요.
“신발을 벗으면 누가 가져갈까 봐서 그래.”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지은이는 엄마에게 귀엣말을 했어요.
버스를 타러 집을 나가자, 지은이가 지숙이의 손목을 잡고 문방구점 앞으로 갔어요. 그 앞에 양말 판매대가 있었어요.
“네가 좋아하는 양말 어떤 거니?”
“이거……”
지숙이는 꽃무늬진 양말을 가리켰어요. 지은이가 그것을 사서 지숙이의 호주머니에 넣어 주었어요.
세 식구는 마을 버스를 타고 가서 전철로 갈아탔어요.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어요.
아니나다를까, 지숙이가 신발을 신은 채로 좌석 위로 올라가려고 하지 않겠어요! 지은이가 얼른 지숙이의 호주머니에서 양말을 꺼냈어요.
“지숙아, 이 양말은 네 신발 신겨 주려고 산 거야. 이거 신고 올라가.”
“신발도 양말을 신어?”
“그래야 사람이 앉는 자리가 더러워지지 않을 거 아니니?”
지은이는 지숙이의 신발에 양말을 신겨 주었어요. 그 때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가 지숙이를 칭찬해 주셨어요.
“네 신발 양말 참 예쁘다. 누가 사줬니?”
“우리 언니가요.”
“네 발가락도 참 예쁘겠다. 한번 보여줄래?”
“우리 언니가요, 발톱에 봉숭아물을 들여줬어요.”
지숙이는 얼른 양말째 신발을 벗어서 지은이에게 맡겼어요.
“그렇구나! 봉숭아 물을 들인 엄지 발톱 참 예쁘다아.”
할머니가 칭찬해 주시자, 지숙이는 양말이 신겨진 신발을 신을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서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정류장이 다가오면 창 밖을 내다보며 콧노래를 불렀답니다. ♠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