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봄바람

이효성(동화작가)
발행일 발행호수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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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은미는 제 방으로 들어와 보고 소리쳤어요.
“엄마! 왜 창문을 다 열어놨어요?”
엄마가 와서 속삭이듯 말했어요.
“바람한테 청소 좀 시키려고…… .”
“바람이 청소를 해요?”
“그러엄. 나쁜 공기를 없애 준단다.”
“아, 환기…… . 맑은 공기로 바꾸는 거…… .”
얼굴이 갸름한 은미는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청소라고 하면, 쓸거나 닦거나 하는 것으로만 알았거든요.
“왜 그렇게 창가에 서 있니?”
엄마가 물었어요.
“바람한테 제 귓구멍, 콧구멍 청소도 부탁하려고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바람은 뚫는 청소도 잘할 것 같아요. 귓구멍이 잘 뚫려야 잘 들리고, 콧구멍이 뚫려야 냄새도 잘 맡을 거 아니에요?”
“두말하면 잔소리지!”
“엄마, 어디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요.”
“바람이 실어다 주는 꽃향기란다.”
“아, 바람이 봄도 실어다 주네요!”
은미는 기왕이면 나가서 봄 냄새를 맡고 싶었어요. 밖으로 나오니까 바람이 소리를 내었어요.
“사각사각…… .”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였어요.
“솔솔…… .”
소나무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이고요.
은미는 문득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산허리에서 쉰 구름이 마을 쪽으로 둥실둥실 떠오고 있었어요.
‘바람은 구름도 실어다 주는구나.’
뿐만이 아니었어요. 새소리, 물소리도 실어다 주고 아이들이 신나게 떠드는 소리도 실어다 주지요.
은미는 자꾸만 발걸음을 옮겨놓았어요.
“불어라, 봄바람…… .”
오랜만에 입에서 봄 노래가 쏟아져 나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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