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의 선물
심장이 약한 미선이는 학교에 갈 때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갈 때는 걸어서 가지요. 걸어서 가다가 양지바른 곳에서 꼭 한 차례 쉬어요.
건너편에는 작은 집이 보여요. 울타리도 없고 마당도 손바닥만한 그 양철집에는 할머니 혼자 사십니다.
어느 날, 그 자리에 와서 쉬는 미선이 앞에 어미닭이 나타났어요.
“구구…… .”
미선이는 먹다 남은 빵을 부수어서 뿌려 주었어요. 그랬더니 꼭 그맘때가 되면 그 닭이 먼저 와서 기다렸어요.
“꼬꼬야, 많이 먹어.”
“꼬꼬꼬(고마워요).”
하루는 어미닭이 보이지 않았어요.
“구구 구구…… .”
미선이가 아무리 양철집을 향해 외쳐도 나타나지 않는 거예요. 하는 수 없이 미선이는 사 온 빵을 봉지째 놓고 갔어요.
이튿날.
학교에서 돌아오던 미선이는 부리나케 그 곳으로 가 보았어요. 봉지가 찢어지고 빵이 깨끗이 없어졌어요.
‘어미닭이 와서 먹고 갔나보다.’
한데, 푹신하고 오목한 마른 풀밭에 앉으려던 미선이는 깜짝 놀랐어요. 거기에 달걀 한 개가 놓여져 있지 뭐예요! 미선이는 그것을 주워 가지고 양철집으로 갔어요.
“할머니……… .”
기침소리가 나더니 방문이 열렸어요.
“………할머니네 닭이 달걀을 낳아 놓았어요.”
“그랬니? 착한 우리 딸이 너에게 선물했나 보다.”
“딸이라뇨?”
“그 닭은 하나밖에 없는 내 식구란다.”
“그런데 왜 안 보여요?”
그 때 방안에서 ‘꼬꼬꼬’하는 소리가 났어요. 미선이를 반기는 소리였어요.
“우리 딸이 매일 너한테 얻어먹는 게 미안해서, 네가 지나갈 시간에 골방에 가두었어.”
할머니는 앞니 빠진 입가에 멋쩍은 미소를 담고 말을 이었어요.
“문구멍으로 가만히 내다보니까, 너도 나처럼 몸이 몹시 약한 것 같더라. 그러니, 그 달걀 갖다가 밥에 쪄먹어.”
미선이는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달걀을 낳아 선물한 꼬꼬도 고맙지만, 할머니의 말씀은 더 고마웠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