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자
정서용 법학박사 / 바젤 협약 이행준수위원회 위원이제 주유소에서 자동차 기름을 넣으려면 리터당 1600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8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리터당 400원 정도였으니 4배 가까이 가격이 치솟았다. 세계적으로 원유가격이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여파가 우리에게 미치는 것이다. 이렇게 원유가격이 치솟는 이유에 대해서는 원유가 곧 고갈될 것이라는 것, 산유국들이 원유 가격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석유의 소비를 규제하기 위한 조치 때문이라는 것 등 다양한 원인들이 제시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구 경제의 주요 에너지원을 기름, 석탄 등 화석연료로부터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트 오일시대를 주도할 대안으로 원자력이 다시금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고 임금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원자력 발전의 활용으로 전기 값이 무척 저렴하기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도 고유가 시대 극복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대체 청정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발생하는 원자력 폐기물 처리와 단 한번의 사고가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다는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포스트 오일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가 대안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천연 바람을 이용한 풍력, 조수 간만의 차이를 이용한 발전, 옥수수를 사용한 바이오 에탄올 등 그 가지 수만 해도 많다. 소량으로 이용하는 경우에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손색이 없겠지만 경제활동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바람은 항상 일정한 정도로 부는 것이 아닌데 풍력에만 우리경제의 에너지원을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포스트 오일 경제를 이끌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엄청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이 수소 경제이다. 물에 전기 자극을 주면 기본 원소들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동력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하자는 수소경제가 실현된다면 지구 사회에 무궁무진한 수소를 값싸게 이용할 수 있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어느 자동차 회사만 하더라도 엄청난 연구비를 쏟아 부으면서 수소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수소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들여가면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경제가 우리 생활 속에서 현실화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한다.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를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국가의 역량을 동원하여 새로운 대체 에너지가 본격적으로 이용될 때까지 필요한 화석연료 확보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 이와 아울러 대체 에너지원 개발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치열한 국제사회의 경제전쟁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