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이후의 경제발전 전략

김영용 /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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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경제학 박사

한·미 FTA의 협상이 끝나고 이제 양국의 비준을 남겨두고 있다. 또한 한국과 EU 간의 FTA 협상이 시작되었다. 바람직한 세계 무역체제는 각국이 모두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많은 나라가 참여하는 협상이 어렵고 실천도 잘 되지 않으므로 협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2국간 FTA를 통해 무역의 이익을 크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FTA도 본디 양국 간의 모든 무역 장벽을 없애고 문자 그대로 자유무역을 하자는 것이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협상은 필요 없다. 지루한 협상을 하는 이유는 기존 무역 틀의 변화에 따른 관련자들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원 빈국(貧國)이 그렇듯이 한국은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보호무역 요소는 많이 남아 있다. 이번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자유무역의 이득을 더욱 크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

첫째, 한·미 FTA로 기존의 보호무역 틀이 자유무역 틀로 변하는 만큼, 각 경제 주체들이 이러한 변화에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제 운용 체제를 정부 개입 경제에서 자유시장경제로 전환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즉, 국내 경제주체들의 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대폭 철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각 경제주체가 선택의 자유를 폭넓게 가질 수 있을 때, 창조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증가는 물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주체들의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면 많은 부분에서 외국에 대한 비교열위 상태를 면할 수 없게 된다.

둘째, FTA로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라 전체적으로는 이익이므로 전체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일본과 중국 등 여러 나라와도 FTA를 추진해야 한다. 또한 FTA 체결로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제주체들도 성공적인 적응을 통하여 보호무역 하에서 누렸던 것보다 더 나은 처지로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셋째, 흔히 특별한 예외로 간주되는 교육, 의료, 법률 등의 서비스 시장 개방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외국으로부터의 경쟁 압력을 가함으로써 진입장벽 때문에 비교열위 산업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컨대, FTA가 자유무역을 의미하는 만큼 한국 경제 전체의 운용 틀도 자유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즉, ‘큰 시장, 작은 정부’의 틀을 구축함으로써 경제 운용 틀을 정부 주도가 아닌 경제 주체들에 의한 자율적 운용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FTA를 계기로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경제 발전 전략이 되어야 한다. 전략이라고 하면 흔히 정부가 깊이 개입하여 계획하는 것을 떠올리는데 이는 잘못된 지식에 근거한 것이다. 그 능력이 일천한 인간 이성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간 세상을 설계하고 계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 문제에 관한 한, 정부가 손을 떼는 정책(hands off policy)이 가장 훌륭한 발전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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