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미완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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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고흥 나로우주센터]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화염과 굉음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누리호는 고도 59㎞에서 1단 로켓을 분리한 후 191㎞ 상공에서 페어링 분리, 고도 258㎞ 상공에서 2단 로켓을 분리한 데 이어 700㎞ 고도에서 위성을 분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때까지 발사지휘센터에서 숨을 죽인 채 발사 과정을 지켜보던 연구원 23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30분 후 데이터 추적 끝에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나자 적막이 감돌았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가 700㎞ 고도 목표에 도착했지만 목표 속도인 초속 7.5㎞에는 미치지 못해 위성 모사체가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며 “로켓 3단에 장착된 7t급 액체 엔진이 당초 목표했던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고 밝혔다.

비록 우주로 싣고 간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는 데까지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 명실공히 세계 7대 우주 강국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이날 현장에서 누리호 발사를 지켜본 문재인 대통령은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관제에서 이륙한 뒤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 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 없이 이뤄졌다”며 “이것은 완전히 독자적인 우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발사에서 누리호가 700㎞ 상공까지 차질 없이 도달했기 때문에 75t급 엔진에 대한 성능과 시스템 기술은 이미 검증된 셈이다. 국민 모두가 누리호 첫 발사의 성공을 염원했지만 실제 발사체를 확보한 나라들이 처음 개발한 발사체의 성공률은 27.2%에 불과하다.

누리호는 내년 5월 2차 발사가 예정됐다. 이후 2027년까지 실제 위성을 실어 4차례 더 발사체의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후 누리호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본격적인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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