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누가 풀어야 하나?

발행일 발행호수 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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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도
고려대 특임교수
중동·이슬람센터장

작년 10월 7일 새벽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일단 그날 사건만 보면 이건 100% 하마스의 잘못이다. 그러나 ‘왜?’ 라는 물음표를 가지고 들여다보아야 오늘날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 끊임없는 전쟁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본래 지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공존하고 있는 이 지역은 기원전 63년에 로마제국의 지배에 들어가게 된다. 로마가 유대인들에게 탄압과 수탈을 일삼자, 이들은 전세계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민족으로 자기 땅이 아닌 남의 땅에서 살면서 타민족들에게 수난을 당하면서도 고리대금과 금융, 무역으로 부를 축적하고 세계가 무시 못할 존재로 부각되었다. 이들은 마음속에 언젠가 메시아가 올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으며, 그때를 준비하기 위해 ‘내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시온이즘이 유대민족주의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19세기 말에 프랑스에서의 유대인 차별, 유대계 프랑스 포병장교인 드레퓌스에게 간첩혐의를 씌운 사건 등으로 특히 유럽의 유대인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유럽에서는 반유대주의, 파시즘 성향이 득세하면서 유대인들은 탄압대상이 되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 나치 주도의 홀로코스트로 인해 유럽 8백만 인구 중 6백만이 학살당하였다.

이런 와중에 1915년에 영국의 이집트 고등판무관인 맥마흔이 정략적으로 사우디 메카지역의 태수였던 후세인 븐 알리에게 ‘망해가는 오스만 투르크를 상대로 대신 싸워주면 나중에 커다란 아랍 국가를 세워주겠다’라고 약속하였다. 그리고 1916년에는 영국의 외교관 사이크스와 프랑스의 피코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몰락시킨 후에 중동지역의 권력을 나눠가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초기에 러시아도 참여하기로 했으나 영-프가 배제하였다.

1917년 11월 2일에 영국의 외무장관인 벨푸어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수립’을 약속하는 외교선언을 하게 된다. 그는 유대계 영국인 로스차일스 경에게도 유대인 국가건립과 지지를 구하는 공식레터를 보내게 된다.

그후 유리방황하던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땅으로 하나둘씩 모여들다가 1948년 5월 14일 현대 이스라엘 국가를 건국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에게는 2천 년간 또는 638년부터 아랍인들이 점령하여 1300년간 살아온 땅을 유엔총회는 1947년 11월 29일에 분할안을 통과시켜 강제로 이 땅을 나누어버리니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재앙이었다. 당시에 유대인 인구는 아랍인의 1/3, 면적은 7%였으나 이 분할안은 면적을 56%로 늘려주었다. 불공평한 강대국들은 훗날을 생각하지 않고 결국 1948년 5월 14일에 이스라엘 국가를 세워주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제1차 중동전쟁 그리고 제4차 중동전쟁까지 그리고 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영국이 아랍과 이스라엘에게 각기 다른 약속을 하고 기만하였으며 오늘날의 분쟁의 원인제공자이다.

현재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중지를 위하여 유엔과 미국, 인접 아랍국가들이 중재를 하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것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결자해지 차원에서 원인제공자인 영국이양측의 책임자를 초청하여 솔직히 잘못을 고하고 전쟁복구비용과 영구평화정착을 위한 중재안을 마련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이번 사태는 날로 불법으로 넓어지는 유대인 정착촌, 무슬림들의 3대 성지인 아끄솨 모스크의 이스라엘 극우장관들의 방문, 그리고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밀월에 위기를 느낀 하마스의 불안이 주원인이다. 그러나 필자 생각에는 양측 간의 해묵은 감정은 아마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전쟁-잠시 휴전은 있겠지만-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법 침입과 폭력이 난무하지 않도록 이스라엘이 합리적이고 원칙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야 팔레스타인이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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