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시신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 깨달아

김선비 집사 (2)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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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박 장로님 집회에 다녀온 후로 저는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던 감리교회는 거리가 멀어서 새벽예배에 갔다 오려면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그때 엄 집사님이 이야기하기를, 집과 가까운 보수동 평양교회로 옮기면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엄 집사님도 평양교회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교회 교인들이 박 장로님 집회에 참석한 후로 새벽예배에 많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평양교회에 다니며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박 장로님 집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은혜 받은 체험담 들으며 예전에 내가
박 장로님 집회에서 맡은 좋은 향기가
은혜 받은 것이라는 것 알고 놀라

얼마 후에는 초량동에 있는 교회에서 박 장로님을 초청하여 집회가 열렸습니다. 그 소식이 퍼지자 국제시장은 집회 이야기로 들썩들썩했습니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상인들은 물론이고 물건을 사러온 사람들까지 박 장로님 집회에 갈 거라고 했습니다. 집회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왔습니다. 옆 사람과 어깨가 닿을 만큼 비좁게 앉았기 때문에 찬송하며 손뼉을 치려고 해도 팔을 벌릴 공간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면 금방 다른 사람이 들어오니 자리를 뜨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집회장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은혜 받은 체험담을 많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찬송할 때 건물 안에 이슬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박 장로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이 이슬 은혜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예전에 박 장로님 집회에서 좋은 향기를 맡았던 일이 떠올라서 이야기했더니 그것이 은혜를 받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향기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하늘의 향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은혜를 받았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원효로 전도관에서 예배를 마친 후 박 장로님께 안수를 받는 순간
시원한 물이 머리 위에서 쏟아 붓는 것처럼 온몸이 시원해지고
발이 땅에 닿지 않고 훌훌 날아가는 것 같이 기쁘고 즐거워져

초량동 집회에 다녀온 후로 다른 지방에서 박 장로님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자주 들었습니다. 하지만 장사를 해야 돼서 집회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듬해인 1956년 저희 가족은 부산을 떠나 서울 왕십리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한 다음 날 동대문시장으로 장사를 나갔는데 거기서 평양교회에 같이 다녔던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원효로에 가면 박태선 장로님께서 세우신 전도관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일요일마다 예배를 인도하신다고 했습니다. 그때가 마침 토요일이라 아주머니는 같이 전도관에서 철야를 하고 일요일 새벽부터 예배를 드리자고 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토요일부터 가지 않으면 일요일에는 예배실에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뜻밖에도 박 장로님 소식을 알게 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준비를 한 후 아들아이와 함께 아주머니를 따라갔습니다.

원효로전도관에 도착해 보니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와 아주머니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간신히 앉았습니다. 전도관 옆으로 미나리꽝이 있고 그 옆으로 기다랗게 둑이 있었는데, 다음 날 주일예배 때는 그 둑에까지 사람들이 빽빽하게 앉아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흰색 저고리를 많이 입을 때여서 둑이 온통 하얗게 보였습니다.

예배 시간에 박 장로님께서는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 근심 모든 것을 고한 사람 복 받네~” 하는 찬송을 인도하셨습니다. 저는 찬송을 따라 부르며 자꾸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의 걱정과 근심을 하나님께 모두 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박 장로님께서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안수를 해 주셨습니다. 저는 안수를 받는 순간 시원한 물을 머리 위에 쏟아 붓는 것처럼 온몸이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집에 돌아올 때도 몸이 시원하고 가볍게 느껴져서 발이 땅에 닿지 않고 훌훌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전도관에 다니면 매일 이렇게 기쁘고 즐겁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원효로전도관에 다니며 매일 새벽예배를 드렸습니다. 하루의 첫 시간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왕십리 구역 무더기 심방을 하실 때
하나님께서 저희 집에 오셔서
저와 아들에게 안수를 해 주신 후
환하게 웃으셨던 인자한 모습 잊지 못해

그 후 하나님께서 무더기 심방을 하시며 서울에 있는 교인들 집을 찾아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왕십리 구역을 심방하실 때 저희 집에도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하루 종일 안절부절못했습니다. 누추한 집에 오시는 것이 죄송하고 송구스러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전도사님들과 함께 왕십리 구역을 심방하시고 마지막으로 저희 집에 오셨습니다. 저와 아들에게 안수를 해 주신 후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그 인자하신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느 권사님 딸의 입관예배를 드렸는데
시신의 얼굴은 뽀얗게 피고 입술은
붉은색 띠어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시신이 그처럼 아름답게 피는 것 깨달아

이듬해인 1957년에는 청암동에 이만제단이 지어져서 그때부터 이만제단에서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배를 드리고 나올 때였습니다. 교인들이 하는 말이, 어느 권사님의 어린 딸이 숨을 거두어서 입관예배를 드렸는데 시신이 아주 곱게 피었다며 가 보자고 했습니다. 저도 궁금한 마음에 그분들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니 뽀얗게 핀 얼굴에 입술이 그린 것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피부색이 점점 시커멓게 변하며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얼굴이 눈처럼 새하얀 데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아기 공주처럼 예뻐서 안아 주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시면 시신이 그처럼 아름답게 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선비 집사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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