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지켜주셨기에 따라올 수 있었던 이 길

박승규 승사(2) / 의정부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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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지난호에 이어서

이전에 자일리에 세워졌던 제단은 장마 때 유실되어, 당시 저희 집 근처에는 제단이 없고 의정부 읍내까지 나가야 했습니다. 시골에 살고 제단이 가까이 없다 보니 농사철에는 일요일예배도 지키기 어려웠습니다. 몇 달을 제단에 나가지 못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신앙이 미약했던 저였지만, 의정부제단에서 교인들이 늘 심방도 오시고 생명물도 가져다주시며 이끌어 주셨던 것이 지금도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돌아가신 시어머님을 생명물로 씻겨 드리자
달덩이 같이 피어나며 꼭 웃고 계시는 듯 해
그 모습을 보고 시아버님은 `나도 죽으면 저렇게 해다오`

그 후 1967년 의정부제단을 확장 신축하고 신축예배를 드릴 때의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예배를 인도해 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한테도 권유하여 같이 참석을 했습니다. 이날 제단 아래 위층에는 사람들이 꽉 들어차서, 하나님 모습을 뵈려고 창문틀에까지 올라선 사람도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께 말씀으로만 듣던 하나님 모습을 저는 이날 처음 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환한 모습으로 단에 서셔서 찬송 인도를 하시고 설교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기도실에서 안찰을 해 주신다고 하여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앞 사람들이 안찰받는 것을 유심히 보니, 하나님께서는 손만 살짝 대시는데도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심하게 몸을 비틀어 옆에 계시던 분들이 붙잡아 주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저도 앞 사람들처럼 그렇게 아프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배를 안찰하실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으나, 눈에 손을 얹으시자마자 어찌나 아픈지 눈알이 빠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날 저는 눈이 너무 아파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겨우 출입문을 찾아 나왔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 후 제 나이 마흔일곱 되는 해에 아들 다섯, 딸 하나 육남매를 남기고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라 저는 너무나 막막하기만 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이전부터 조금씩 판매해 왔던 신앙촌 제품을 가지고 소비조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기장신앙촌에서 비누, 메리야스, 간장, 이불, 담요 등 좋은 제품들이 많이 생산돼 나와 그 제품들을 가지고 집집마다 방문하며 판매를 했습니다. 한 집에서 하나 사고 둘 사고 그러다 보면 서너 집 가서 물건이 다 팔리곤 하여, 참 재미나게 장사를 하였습니다.
1976년 여름, 저에게 처음 신앙의 길을 가르쳐 주셨던 저희 시어머님께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을 때, 시어머님은 저를 자꾸 찾으셔서 손을 붙들고 우시더니 다음 날 조용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전도사님과 교인들이 찬송을 부르는 가운데, 시신은 제가 씻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 시신을 씻기는 것이었지만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풍채가 좋으신 시어머님을 씻기면서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시신을 생명물로 깨끗이 씻긴 후 수의를 입혀 입관을 하였는데, 핏기가 돌아 입술이 빨갛게 되고 피부 살결이 뽀얗게 핀 모습이 달덩이같이 너무나 고와 보였습니다. 온몸이 노글노글하여 산 사람처럼 움직여졌습니다. 시어머님은 꼭 웃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시아버님께서 “나도 죽으면 저렇게 해 다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시아버님은 시어머님을 따라 서울 삼양동제단에 다니셨는데,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시누이가 다니는 장로교회로 나가시다 2년 뒤 뇌출혈로 쓰러져 돌아가셨습니다. 시아버님도 어머님 때처럼 곱게 피워서 보내 드리고 싶었지만, 장로교회에 다니는 시누이와 안 믿는 시동생의 반대에 부딪쳐 더 이상 얘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장로교회 식으로 입관된 시신을 보고 여섯째 시누이는 “어머니 때에는 그렇게 뽀얗게 잘 피고 살아 있는 모습 같았는데, 아버지는 장작개비같이 뻣뻣한 상태 그대로 관에 모셨어요.” 하고 울면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무척 애통해 하였습니다.
2년 사이 이렇게 시부모님 두 분의 장례를 치르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권능은 너무나 확실하다는 것을 새삼 더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 이후로도 하나님 은혜로 시신이 아름답게 피어 가는 것을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디에서건 하나님께 간절히 예배드리면서 생명물로 시신을 씻기면 시신이 곱게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0년 전 생활이 막막하여 시작했던 소비조합이 이제는 제 생활의 활력소이며 기쁨이 되었습니다. 방문 판매를 위주로 소비조합 활동을 하다가, 1998년 시온쇼핑을 개업하여 8년째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온 지 50년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큰 걸음으로 뛰지 못하고 한 발 한 발 더디게 걸어온 세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시고 지켜 주셨기에 어려운 일도 넘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 따라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여생도 늘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드리며, 이제는 더 굵은 가지로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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