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시고 힘 주시는 하나님 (박부희 권사/덕소교회)
박부희 권사 / 덕소교회큰 아버지인 송암 박두성 선생은 평생을 맹인들을 위해 헌신하시고 한글 점자를 창안해 성경을 점역하기도 할 정도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일가친척 중에는 목사나 장로도 많았다.
황해도에서 태어나 6.25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와 유치원에서 일하게 되었다. 하루는 함께 일하던 보조선생이 하나님의 부흥집회에 참석하느라고 이틀이나 결근을 하자 그이를 찾으러 하나님의 부산공설운동장 집회에 가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 그 선생을 어찌 찾을까, 그것은 모래사장에 가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찬송하는 모습을 처음 본 나는 엄숙하고 조용한 교회 분위기에 젖어 있었기에 ‘무슨 찬송을 저렇게 부르는 거지. 무식한 사람들만 왔나보다’하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 많은 사람 가운데 다행히 선생을 찾게 되었고 옆자리에 끼어 앉게되었다.
마지못해 찬송을 하며 기회를 봐서 선생에게 얼른 말하고 유치원으로 돌아갈 생각밖에 없던 나는 찬송을 부르던 중 어렸을 때 일이 너무도 선명히 떠오르는 것이었다. 예전에 미처 죄라고 생각지도 않던 일들이 선명히 떠오르며 그 죄를 어떡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지 안타까운 눈물이 한없이 쏟아졌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난 뒤 다른 사람들처럼 힘차게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부르게 되었다. 어느 순간 아주 시원한 것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내려오면서 온몸이 말할 수 없이 상쾌하고 시원해졌다. 마음에서 솟구치는 한없는 기쁨을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고, 어느새 나도 몸을 들썩이며 신나게 찬송을 불렀다. 집회가 끝날 때까지 일주일간 그 자리에서 철야를 했었다.
50여년 전 일을 어제 일인듯 이야기 하는 박부희 권사는 이달 초에 하나님의 보호하심에 깊이 감사드릴 일이 있었다고 했다.
“그날은 내가 소비조합을 시작하고 가장 힘든날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주문 받은 물건들을 너무나 힘들게 배달을 마치고 집에 들어선 순간 뭔가 타서 살짝 누른 듯한 냄새가 났어요. 물론 집안 공기는 깨끗했어요. 부엌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아차! 가스불 위에 보리차를 끓이겠다고 올려놨었지’하고 그제서야 생각이 난 거예요.”
그 자리에는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있었다. 가스불도 켜진 채 그대로였고, 주전자는 안에만 그을렸을 뿐이고 주전자 바닥의 보리는 만지니 부스러질 정도였다. 유리로 된 뚜껑은 안쪽만 그을렀을 뿐 씻고나니 그대로였다.
“얼마전 아래층에 사는 치매 노인이 물을 끓이겠다고 불에 얹어 놓은 걸 잊고 있다가 그 연기가 위층까지 올라와 우리 집안에 연기가 가득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날 우리 집안에는 연기 하나 없이 깨끗했어요.”
박 권사는 가장 힘들다고 느낀 날 이렇게 지켜주시며 힘을 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