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밤하늘을 물들인 개기월식

발행일 발행호수 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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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일 정월대보름 밤, 하늘에서는 달이 붉게 물드는 개기월식이 관측됐다.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정월대보름과 보름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천문 현상이 겹치면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이번 월식은 동아시아와 호주, 태평양, 아메리카 지역에서 관측됐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달이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시기와도 맞물리면서 이른바 ‘블러드문(Blood Moon)’이라 불리는 붉은 달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개기월식의 원리

개기월식은 태양과 지구, 달이 우주 공간에서 거의 일직선상에 놓일 때 나타난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빛을 반사해 밝게 빛나는 달이, 태양과 달 사이에 위치한 지구의 본그림자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면서 빛이 차단되는 것이다. 이때 달의 일부만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경우를 부분월식이라 하고, 달 전체가 본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때를 개기월식이라 한다.

흥미로운 점은 달이 완전히 가려져도 사라지지 않고 붉은빛을 띤 채 관측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태양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은 굴절되어 달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 빛이 달 표면에서 반사되어 달이 붉게 물든다.

관측 기록과 향후 일정

이번 개기월식은 부분월식으로 시작해 달이 점차 지구의 본그림자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진행됐다. 최대식은 오후 8시 33분 42초에 나타났으며, 약 1시간 동안 붉게 물든 달을 관측할 수 있었다.

월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달의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어두워지며 붉게 변해가는 모습이 단계적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시간에 따라 달의 색과 밝기가 변화하는 과정은 월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한 달의 색과 밝기는 지구 대기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대기 중 먼지나 입자가 많을수록 더 어둡고 탁한 붉은빛을 띠고, 대기가 맑을수록 밝은 오렌지빛에 가까운 색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지구 환경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개기월식은 보름달일 때만 발생하지만 매달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달의 공전 궤도가 지구의 공전 궤도면과 약 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세 천체가 정확히 일직선을 이루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이번과 같은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다시 관측할 수 있는 시기는 2028년 12월 31일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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