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엑슬란 속치마 (이경애 권사/부평교회)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저는 마음의 병인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병이 깊어져 숨을 쉬기도 힘들고 사지에 마비가 오는 등 신경쇠약까지 걸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던 어느 날 하늘만큼은 맑디맑은 오후 대문 너머로 부드러운 목소리가 저의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신앙촌 아주머니가 엑슬란 속치마를 보여주셨는데 그것은 1960년대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보들보들한 촉감에 빛깔 또한 꽃자수색의 예쁜 신앙촌 엑슬란 속치마였습니다. 여자라면 꼭 갖고 싶어 하던 물건이라 저 또한 갖고 싶은 마음에 힘겹게 입어보는 순간 알 수 없는 기쁨이 저의 몸 전체를 둘러싸는 것 같았습니다.
우울증으로 기쁨이란 것을 잊고 있던 저였기에 그 기쁨을 놓치고 싶지 않아 당장 사려했지만 돈이 여의치 못해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신앙촌 아주머니가 꼭 다시 오시기만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엑슬란 속치마를 사서 입고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본 가족들이 지금 해 보고 싶은 게 무어냐고 묻길래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앙촌 물건을 팔고 싶다고 했습니다. 움직이기도 힘든 사람이 장사를 하고 싶어 하니 의아해하며 걱정을 했지만 수소문을 해서 찾아주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병으로 육신까지 쇠약해있던 터라 여는 신앙촌 아주머니들처럼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또 어두운 그림자인 낙심이 생기려 할 때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물건을 매장에서 팔 수 있는 남아현동 매장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것역시 하나님께서 기쁨으로 또 한번 저에게 소망의 길을 열어주신 것이었습니다. 엑슬란 속치마를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조금의 어둠도 생기지 않도록 마음의 천국을 이루어 주신 하나님 !
하나님의 끝없는 은혜에 감사드릴 수 있는 길은 저처럼 마음에 상처를 받아 결국 마음이 굳게 닫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귀한 물건을 통해 세상 부귀영화의 허무한 삶이 아닌 영원한 기쁨의 소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귀한 사명감으로 하나님을 뵙는 그날까지 열심히 전하겠습니다.
이경애 권사/ 부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