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력서 (전옥권사/광의교회)
하루의 첫 시간인 새벽예배를 드릴 수 없어 늘 마음이 무거웠던 저는 오로지 새벽예배를 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분당에서 이곳 구의동으로 혼자 이사를 했습니다. 놀랄 자식들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그 이튿날부터 새벽예배를 드리러 가는데 어찌나 신이 나고 기쁘던지 모든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하나님 모신 곳이 천국이라는 찬송이 마치 저를 위한 찬송처럼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하고 얼마 후였습니다. 어느 날 문득 미련하고 약한 인생이지만 여생이나마 끝까지 하나님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토록 귀한 은혜를 주신 하나님 앞에 미련퉁이같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하고 생각하니 머릿속에는 온통 신앙촌상회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뒤로 가게 자리를 보러 다녔습니다. 깨끗하고 아담한 지금의 가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제라도 하나님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과 설레임으로 가게를 계약했고 3일 후 꿈을 꾸었습니다.
젊은 신사분이 보였습니다. 신사분 입과 손에서 뽀얀 것이 계속 나오길래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 젊은 모습의 하나님께서 오셔서 잠시 저를 바라보시고 가시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아까 그 젊은 신사분이 하나님이심을 제가 알아보지 못하니까 직접 제게 오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 교역자 분께서 오셔서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방금 하나님께서 저에 대한 이력서를 써 가지고 가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저는 ‘나는 배운 것도 없고 이력을 쓸 것도 없는데 뭘 써 가지고 가셨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 꿈을 꾸고 나서 ‘그동안 내 인생을 돌아보니 나는 하나님께서 보시고 기뻐하실만한 이력을 쓸 게 없구나’하는 생각에 한없이 죄송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앞으로 제가 할 일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만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67년, 10년 동안 쉬다가 다시 교회에 나오기 위해 늦은 밤까지 전도관을 찾아 헤매다 겨우 구로동에 있는 전도관을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다시 하나님을 뵐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게 집으로 돌아 왔을 때 제 가슴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뜨거움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없이 부족한 저에게 변함없이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끝까지 노력하고 달리겠습니다.
전옥권사 / 광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