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부터 하지 말고 (이순형 권사/천안교회)
덕소 신앙촌에 입주해 있던 언니를 찾아갔다가 언니로부터 생명물 한 컵을 받아 마셨습니다. 그때는 ‘생명물’이 무엇인지 미처 모르고 마셨습니다.
그리고나서는 전도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도농전도관을 4주째 다닌 어느날, 기도를 드리는 중에 아주 시원한 바람같은 것이 가슴을 파고 드는데 막 기쁨이 솟구쳤습니다. 기쁨이 넘치는 가운데 ‘천국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 못하리니 네 마음 속에 있다’란 말씀이 그대로 느껴지며 일꾼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하나님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란 기도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신앙의 길.
그러나 이번에 교회 사택 공사를 하면서 제가 참 신앙이 없구나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진실로 하나님 찾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진실로 의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교회 본 건물은 지난 해 수리를 해서 오래된 건물이지만 깨끗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옆에 있던 사택 건물은 그동안 손을 대지 않고 지내와 무척 낡았습니다. 그러나 모른 채 지내왔었습니다. 올해 초 관장님이 새로 부임해 오시고 서로 채 알기도 전에 공사를 시작하셨습니다. 회장인 저와 상의도 하지 않으시고 불도저처럼 진행하시는 일에 처음에는 불평도 있었고, 예상치 않게 큰 지출이 생기는 바람에 솔직히 원망도 했습니다.
그러나 관장님의 진실한 모습에 제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아니라 먼저 손수 움직이시는 모습에 제가 안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 한 구석을 낡고 허름하게 둔 채 하나님 앞에 나가서 무슨 복을 달라고 구하겠는가’ 이건 아니었습니다.
걱정은 기도가 되었습니다. 간절한 기도가 나오고 찬송은 내 찬송이 되었습니다. ‘내 힘만 의지할 터면 패할 수 밖에 없도다’
새롭게 다가온 찬송과 함께 원망은 감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무사히 공사를 다 마치고 넓고 깨끗한 새로운 공간이 생기고 나니 감개무량합니다. 새단장예배에서 부른 찬송 “아득하게 바라뵈는 언덕 위의 예쁜 집”은 바로 우리 제단이다 싶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일을 한다 하면서도 하나님 앞에 바로 구하지 못한 저였습니다. 이제 “오 사랑의 하나님 내 맘을 곧 엽니다” 찬송이 마음에서 흘러나옵니다.
이순형 권사 / 천안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