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화재사고 막을 길이 없는가?

공하성 /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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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공하성 /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는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기조아래 소방청을 독립시키고, 대형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소방조직에서 염원하는 소방공무원의 전면 국가직화도 추진하겠다고 세부지침까지 세워 시행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런 중요한 일들을 보다 정교하게 추진하여 지금처럼 반복되는 화재사고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다음 사항을 제안한다.

첫째, 소방청의 조직에 관한 사항이다. 소방청은 소방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대한민국의 중앙행정기관으로 2017년 7월 국민안전처를 개편하여 발족되었다. 그런데 국민안전처 내 2국 8과로 구성된 중앙소방본부가 이름만 바뀌어 소방청으로 개청된 데 대해 실망감이 크다.

예전 중앙소방본부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의 25%에 해당하는 인력이 지방이나 다른 기관에서 파견 나왔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인력과 조직보강도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소방정책국, 119구조 구급국인 기존 2국 체제에 화재예방대책 관련국, 소방장비 관련국을 추가하여 최소 4국 이상 체제로 확대해야 명실 공히 소방청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책임지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국가위기관리센터의 가동 및 관료의 현장방문에 관한 사항이다.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위기 관련 상황 관리·대응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가안보실 소속기관이다. 국가안보실장은 밀양 병원화재 직후 청와대 ‘지하 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대응조치를 지휘했다. 문 대통령도 화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번 화재의 인명 및 재산피해 조기 수습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했으며 1월 27일, 문 대통령은 직접 밀양 화재 현장을 방문하여 현장보고를 받고 소방관과 경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표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현장 실무자 입장에서는 화재진압, 인명구조 및 화재수습을 힘써야 하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지 못해 도리어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선진국처럼 현장의 일은 현장실무자에게 맡기고 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것이 재난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고 대처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소방관의 국가직화에 관한 사항이다. 작년 행정안전부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추진방안을 ‘자치분권 로드맵(안)’에 담아서 발표했다. 또한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고 지역 간 소방투자 격차를 줄이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거쳐 2019년까지 소방공무원 전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소방관의 국가직화에 대한 기본골격은 이렇다. 소방공무원의 신분은 국가직으로 전환하되, 소방에 대한 인사권과 지휘·통솔권한은 현행처럼 시·도지사한테 있는 것으로 했다. 예산도 기존처럼 시·도에서 편성하고 집행하되 새로운 재정이 필요한 경우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볼 때 이게 정말 국가직화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국가직화라 함은 인사권과 지휘·통솔권한 및 예산집행권한이 시도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국가에 있어야 국가직화의 본질인 수도권과 지방관계 없이 전 국민에게 고품질의 균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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