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의 위험에 노출된 인류

양덕승 / 탑통증 의학과 의원 원장
발행일 발행호수 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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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양덕승 / 탑통증 의학과 의원 원장

19세기에 전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이 개발되고, 20세기에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발견되면서 인류는 질병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위생 수준이 높아져 전염병이 사람을 괴롭히는 일은 차차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전염병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2007년 7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 세계에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래 에이즈나 에볼라, 사스 등 39개에 달하는 신종 전염병이 등장했다. 매년 하나 꼴로 새로운 전염병이 생긴 것이다. 또한 콜레라, 황열병, 말라리아 등 기존 전염병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5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염병이 발생한 횟수도 1,100건이 넘는다.

우리나라도 최근 전염병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광우병과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공포가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장티푸스, 이질 등의 전염병도 때만 되면 우리를 괴롭힌다. 사라져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와 말라리아는 다시 늘어나고, 뎅기열 등의 열대성 질병도 우리나라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가난하고 생활환경이 비위생적일 때 만연했던 결핵은 도시로 이동해 와서 항생제 내성을 가진 결핵으로 재무장하고 다시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전염병과 인간의 역사는 매우 밀접하다. 1918년에 발생해 2,500만 명을 숨지게 했던 스페인 독감, 5억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두창(痘瘡) 등은 모두 병원체가 동물이나 사람 장기에 침입해 전염되는 병이다. 두창은 이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퇴치되지 않았던 전염병으로 꼽힌다. 이집트 20대 왕조 파라오 람세스 5세,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가 모두 두창으로 목숨을 잃었다.

아스텍·마야·잉카문명을 초토화 시킨 건 총·칼이 아니라 바로 천연두 바이러스였다.

이처럼 인류 역사와 문명을 바꿀만한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진 것이 전염병이다. 그러나 사라질 것 같았고, 더 이상 감염학이라는 학문이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필요할 것 같지 않았던 시대를 거쳐서 최근에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인간문명이 초래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자연과 환경의 파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교류ㆍ교역 확대, 인구 증가, 교통 발달, 잘못된 보신 문화, 가축 대량 사육 등이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의학의 발전이 전염병을 정복한 것이 아니다. 다만 백신과 항생제로 전염병의 발생을 억제해 왔을 뿐이다. 하지만 지구촌의 인구가 60억을 넘어서고 여러 부가적인 환경조건들이 결합되면서, 전염병 예방력과 억제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따라서 20세기 말, 21세기 초 그 한계점을 넘어서면서 크고 작은 전염병들이 전 세계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 우려된다.

그러므로 국가적으로는 검역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전염병에 대한 역학적 관리체계를 구축해야하며 개인적으로는 예방접종을 철저히 하고 외출한 후 손 씻기,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는 등의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생활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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