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정부와 우리의 협력관계

장병옥 / 한국외대 명예교수 정치학 박사
발행일 발행호수 2511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장병옥 / 한국외대 명예교수 정치학 박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기치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상식과 통념을 깬 대이변으로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반세기 이상 미국 패권주의 ‘팍스 아메리카’ 국제질서가 붕괴되고 미국 우선주의의 ‘아메리카 퍼스트’ 시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안보와 국제통상의 두 가지 측면에서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우선의 신고립주의로의 회귀로 대표되는 트럼프노믹스의 배경을 이해하고 선제적인 대응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시점이다.

첫째, 세계안보 측면에서 트럼프는 선거유세 중에 “나토는 용도 폐기됐다. 유럽 나토 회원국은 무임승차다. 그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간 유지되어 온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포기하고 유럽과의 동맹관계마저 부정하는 미국 역사상 첫 대통령의 등장으로 유럽 국가들은 안보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한국과 한반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주한미군 주둔의 막대한 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하라는 것은 철저한 장사꾼 기질의 ‘트럼프식 비즈니스’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떤가.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 아베 총리와 같은 날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갖긴 했지만, 아베 총리는 17일 미국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을 계획하고 있는 데 반해, 박 대통령은 거꾸로 트럼프의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 이것은 일본과 대조되는 초보적인 한국 외교 수준의 단면을 보여준다.

둘째, 국제통상 측면에서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포함한 자유무역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전통적 제조업이 붕괴되어 미국민의 다수를 점하는 저학력 백인 실업자가 양산되며 새로운 빈곤계층으로 전락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들의 일자리를 뺏는 이민정책의 폐지를 주창함으로서 미국 백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을 득표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관세장벽을 높이고 보호무역을 강화하며 국제통상 압력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는 선거유세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앙이라며 줄곧 전면 개정을 주장하거나 한미통상 이슈에서 종종 틀린 사실을 언급하곤 했다. 그의 보호무역정책이 실제 현실화되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에 치명타다. 지난해 340억 달러의 대미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우리나라로선 보통 문제가 아니다. 우리 정부와 재계가 트럼프팀과의 인적 네트워크 채널을 통하여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한미 무역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시키며 양국 상호간 ‘국익’의 관점에서 경제협력을 강화·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끝으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한국정책에 대한 청사진이 어떻게 그려질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우리는 전통적인 한미협력관계를 어떻게 재정비·유지해나갈 것인가에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당면한 우리의 국정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대미외교에 적극 나서야 된다. 우리나라가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통상정책의 핵심 인물들이 포진해있는 워싱턴과 민관합동 외교 채널을 총가동하여 유비무환 정신으로 ‘트럼프 경제와 안보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