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성기도

발행일 발행호수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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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모 목사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국가 지도자의 무릎을 꿇게 하여 많은 국민들이 놀란데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단상에 앉아 생각하던 중 하나님이 ‘나라와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회개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렇게 했다.”

구약 성경 열왕기에는 세기적인 기도의 대결 장면이 나온다. 아합 왕 때의 이야기로, 엘리야가 갈멜산 꼭대기에서 바알 제사장 450명과 맞서서 바알신이 참 신인지 여호와 하나님이 참 신인지 겨루자고 도전했다. 바알 제사장들과 엘리야는 각기 제단을 쌓고 하늘로써 불이 임하여 응답하기를 구하였는데 처음엔 바알신의 제사장들이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그들이 온종일을 “바알이여 바알이여 불로 임하소서” 하고 부르짖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엘리야가 나서서 하늘을 향하여 기도했다. “여호와여 내게 응답하소서” 하니 이에 여호와의 불이 내려서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우는 응답이 있었다고 했다.

기도란 인간이 각자의 신에게 소원을 비는 것이다. 이슬람은 알라에게, 기독교는 기독교의 신에게, 불교는 석가모니불에 비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신에게 기도하는 것은 자유이나 거기에는 한가지 금기 사항이 있다. 그것은 종교 지도자가 신의 이름을 팔아 우매한 인간을 미혹하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이 흔히 신의 지시라고 핑계대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대중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은 가장 질이 나쁜 사기 행위에 속한다. 조찬기도회의 목사가 “하나님이 하라고 지시해서 그렇게 무릎을 꿇고 기도하라고 했다”고 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국가 지도자를 모독하는 행위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말씀하실 뿐, 누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고 지시하시는 존재가 아니시다. 그 목사는 엘리야의 흉내를 내고 싶었던 것일까, 바알의 제사장임을 드러내려고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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