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정치학

발행일 발행호수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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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최고의 무기는 핵무기였지만 이제 무기는 석유다.”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석유 정치학(petro-politics)’의 관점에서 국제질서를 따져 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럽이 수입하는 에너지의 60%를 공급하는 러시아의 힘이 다시 살아난 것도 그 때문이다. 러시아는 동유럽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는 미국의 ‘전통적 공세’에 맞서 유럽의 에너지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5년 대선 때 가스와 석유 산업에 대한 지배권 회복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고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도 지난해 재선 직후부터 다국적 기업에 석유 산업의 주도권을 내줬던 과거 계약을 갱신하는 데 주력, 다국적 기업들은 오히려 새로운 유전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남미 국가들의 눈치를 보는 처지가 됐다. 최근 브라질이 대규모 유전을 새로 발견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을 추진하면서 ‘남미의 맹주’를 자처해 온 브라질이 에너지 강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더욱 입김을 강화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달 초 영국에선 석유가 고갈된 뒤의 상황을 가상해 본 영화 ‘꾸미지 않은 자각, 석유의 붕괴(A Crude Awakening-The Oil Crash)’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되었다. 또 ‘원유 생산이 정점에 가까워졌으며 조만간 급감할 것’이라는 ‘피크 오일(peak oil) 이론’이 최근 몇 년 사이 에너지 연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석유가 아무리 ‘검은 황금’으로 산유국에 부를 갖다 준다 해도 문제는 석유가 조만간에 고갈된다는 데 있다. 석유가 고갈 되면 석유로 떵떵거리던 산유국 파워도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지구가 얼어들어가게 된다는 두려운 사실이다. 석유는 하나님께서 지구를 가열하기 위해 창조해 놓으신 자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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