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도적질

발행일 발행호수 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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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가 도적질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십자가를 하나 훔쳤다고 털어놓았다. 교황은 최근 성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을 때 평소 존경해온 어떤 신부의 장례식에서 도적질하지 말라는 성경의 계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고인의 손에 있던 작은 십자가를 보고 욕심이 발동하여 몰래 시신에서 십자가를 훔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인의 자애로운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그 십자가를 계속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했다.

고백이란 잘못된 행동에 대한 회한과 회개를 동반하는 것인데 교황의 십자가 도적질 이야기에서는 그런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자랑스러운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 같았다. 우리가 교황의 ‘고백’을 듣고 아연 실색하는 것은 성경에서 가장 큰 죄의 하나로 여기는 것이 바로 도적죄인데 교황이 그 죄를 너무도 태연히 지었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 군이 적진을 점령했을 때 병사 한사람의 도적질이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하여 그 군대가 전멸을 당하였다는 기록이 구약 성경에 있는 것을 보아도 하나님이 얼마나 도적질을 큰 죄로 정죄하는가를 알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타인이 영면(永眠)하면서 지참하려 했던 물건을 훔쳤으니 그 사람의 영혼까지 훔친 꼴이 되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이런 중죄를 짓고도 아무런 가책도 없이 오히려 그것을 담담하게 술회했다는 것은 그가 대표하는 종교의 정체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교황의 행보는 그 뿌리를 캐고 보면 예수에게 그 책임이 있다. 예수가 자기를 믿기만 하면 무슨 짓을 해도 구원을 준다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예수의 ‘대리자’라는 교황, 무심코 자랑한 그의 십자가 도적질 고백은 식자들로 하여금 가톨릭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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