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AS의 쇠락

발행일 발행호수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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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면 거리를 가득 메우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지난 3월 천안함 사태에 이어 최근 북의 연평도 포격 등 안보정국의 척박한 분위기가 거리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몰아냈다고 했다. 강남의 한 레코드 매장 직원은 “연평도 같은 사건들 때문에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해서인지 손님들도 캐롤을 찾지 않아 캐롤을 거의 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과연 사회 분위기가 크리스마스 캐롤을 몰아낸 것일까?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종교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쇠락하는 것은 그 원인을 좀더 근본적인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그것은 그 종교 축제와 축제의 주체인 기독교에, 더 나아가 그것들의 중심인 예수와 그 교리에 심상치 않은 무슨 일이 발견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사실 기독교는 중세의 피비린내 나는 십자군 전쟁과 잔혹한 마녀 사냥, 면죄부와 같은 터무니 없는 소동들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인류의 신앙 의식을 2000년간 지배해 왔다. 그런데 그 역사와 전통이 별안간 흔들리고 깨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전부터이다. 한번 흔들리고 균열이 가기 시작하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여 요즈음엔 과학자들이 예수의 생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소설가들과 영화제작자들까지 가세하여 예수의 신성을 벗겨내기에 바쁘다.

실제로 신부들은 아동 성폭행범으로 전 세계의 지탄을 받아 교황청에까지 데모대가 진출하는가 하면 개신교는 다른 종교와 연대하느라 바빠 그 정체성마저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이쯤 되고 보니 빛과 소금의 역할은 엄두도 낼 수 없고 빈 껍질만 남게 된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쇠락,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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