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물로 시신이 피는 것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증거

이소쇠 승사(1)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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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태어났습니다. 큰 회사를 경영하시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그때부터 외갓집 식구들과 같이 살게 됐습니다. 저는 어린 마음에 아버지가 그리워서 교회에 나가 아버지를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때부터 교회에 열심히 다닌 저는 열여덟 살에 결혼한 후에는 서울 청파동에 살면서 서대문 장로교회에 다녔습니다. 아이들을 키우고 쌀장사를 하느라 바쁜 중에도 교회 임원을 맡고 부흥회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옆집에 사시는 아주머니는 바쁜 저를 도와주시고 아이들도 돌봐 주시는 친절한 분이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전도관에 다니는 그분을 이 권사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권사님은 저에게 전도관에 같이 가자 하셨지만 저는 “우리 목사님이 전도관에 가지 말라 하셨어요.” 하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목사가 전도관은 나쁜 곳이라는 말을 자주 했기 때문에 저는 누가 전도관에 간다면 못 가게 말린 적이 많았습니다. 권사님은 “목사들도 처음에는 박 장로님께 안찰 받고 은혜를 받았다고 간증했어요. 그런데 자기 교인들이 전부 박 장로님 집회에 몰려가니까 교회가 비는 것이 두려워서 못 가게 하는 거예요.” 하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설마 목사님이 그랬겠나!’ 하며 어쨌든 안 간다 했더니 권사님은 왜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느냐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권사님은 그 후로도 저를 계속 도와주셨고, 전도관에 나와야 은혜를 받는다며 “새댁도 은혜 받으면 마음이 참 기쁘고 좋을 거예요.” 했습니다. 권사님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4년 동안 기회 될 때마다 전도관에 나와 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저는 신앙은 다르지만 그런 권사님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장로교회에 다녔는데
옆집에 사시는 친절한 권사님이
전도관에 나와야 은혜를 받는다며
같이 가보자고 꾸준히 권유해

그러던 1959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 임원 회의를 하던 중에 목사와 장로가 싸우고 교인들이 다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전부터 교인들이 목사 편과 장로 편으로 갈라지더니 급기야 대놓고 싸우기까지 하는 것을 보자 저는 마음이 착잡해졌습니다. ‘신앙인들이 이럴 수 있나? 차라리 교회에 다니지 말까?’ 하고 고민하는데 전도관에 나와 보라고 하던 권사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전도관에 다니면 마음이 참 기쁘고 좋다는 이야기와 마포에 전도관이 있다고 했던 것이 생각나 처음으로 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혼자 가서 설교 말씀을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 주 일요일 마포행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갔더니 젊은이부터 노인 분들까지 성경과 찬송을 든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정장 차림의 아저씨에게 “혹시 마포에 있는 전도관 아세요?” 하고 물었더니 자신도 전도관에 가는 길이라며 반가워했습니다. 마포 전도관은 이만 명이 모인다고 이만제단이라 불리며 이 시간에 버스 타는 사람들은 거의가 전도관 교인이라고 했습니다.

장로교회 목사와 장로가 싸우는
모습에 ‘신앙인이 이럴 수 있나?’
전도관에 다니면 마음이 기쁘고
좋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찾아가

버스에서 내려 이만제단까지 올라가는 언덕길은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제단에 들어서니 3층까지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 1층에 겨우 비집고 들어갔습니다. 예배 시간에 전도사님은 감람나무에 대한 설교를 했습니다. 성경 호세아 14장을 보면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시는 분이 감람나무와 같다고 돼 있는데 박태선 장로님께서 그 은혜를 내리신다 했습니다. 저는 장로교회에서 듣지 못하던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며 또 들어 보고 싶어서 그다음 주도 이만제단에 갔습니다.

일요일 이만제단에서 예배드리며 한참 찬송을 부를 때 아주 좋은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머릿기름 냄새인가? 화장품 냄새인가?’ 하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몸치장한 사람은 없는데 향기가 계속 진동했습니다. ‘참 좋은 향기다!’ 하며 찬송을 부르는 동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다음 일요일에는 버스 안에서 이 권사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직접 전도관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려고 이만제단에 다닌다 했더니 권사님은 무척 기뻐하며 그동안 느낀 점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예배 시간에 향기가 날 만한 것이 없는데 아주 좋은 향기가 나더라고 했더니 “새댁! 은혜 받았네요. 그게 향취 은혜예요.”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웠던 것이 은혜를 받아서 그랬나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도관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려고
나간 이만제단에서 찬송을 부를 때
아주 좋은 향기가 계속 진동하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하고 즐거워

이 권사님이 새벽예배도 같이 나가자 하셔서 다음 날 새벽 아현동전도관에 처음 나갔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전도사님이 물을 한 컵 주시며 ‘박 장로님께서 축복하신 생명물’이라고 하셔서 마시고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백일도 안 된 막내딸이 감기에 걸려서 약을 먹여도 낫지 않고 열이 펄펄 끓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전도관에서 생명물을 받아와 아이에게 먹였더니 잠을 못 자고 앓던 아이가 스르르 잠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뜨겁던 열도 차차 내려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언제 아팠던가 싶게 방긋방긋 웃는 아이를 보며 ‘생명물이 참 신기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나던 아이
생명물을 먹이니 언제 아팠던가
싶게 열이 내리고 방긋방긋 웃어
‘생명물이 참 신기하구나!’

저를 전도한 이 권사님은 연로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시어머니가 전도관에 가지 말라며 권사님을 못살게 굴었지만 성품이 온화한 권사님은 얼굴 한 번 찌푸리는 일 없이 시어머니를 정성껏 모셨습니다. 얼마 후 시어머니가 병환으로 거동을 못하시게 되자 권사님은 대소변을 받아내며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드렸습니다. 권사님의 시동생 내외는 시어머니를 모셔 갔다가 수발을 못하겠다며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모셔 왔습니다.

몇 년 후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전도관 식으로 장례를 치렀습니다. 상주(喪主)인 권사님 남편은 전도관에 다니지 않았지만 입관예배를 드리자는 권사님 뜻에 흔쾌히 따랐습니다. 아현동전도관 전도사님과 교인들이 예배드리고 시신을 씻겼는데, 제가 보니 고인의 얼굴이 뽀얗게 피고 온몸이 부드러워서 편안히 주무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장로교인인 시동생 내외가 목사와 장로교인들을 데려와 다시 입관하겠다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이 권사님의 남편은 “그동안 너희 형수가 어머니를 잘 모셨고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보내 드리는데 왜 그러냐. 너희는 어머니를 몇 달도 못 모시지 않았느냐.” 하고 책망했습니다. 그 말에 민망해졌는지 시동생 내외는 고인의 손을 붙들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뽀얗게 피었던 얼굴이 점점 시커메지고 눈을 부릅뜨더니 시동생 내외가 잡았던 손은 새카맣게 변해 버렸습니다. 방금 전만 해도 주무시는 분 같았는데 그 변한 모습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이 권사님과 남편이 깜짝 놀라서 시동생 내외에게 나가 달라고 하자 시동생 내외와 목사, 장로교인들까지 아무 말도 못하고 나갔습니다.

생명물로 뽀얗게 피어난 고인의 손을 장로교인 유족들이 붙잡고 울기 시작하자
얼굴이 점점 시커메지고 눈을 부릅뜨더니 잡았던 손은 새카맣게 변해 버려 깜짝 놀라
전도관 교인들이 다시 찬송하며 생명물 발라 드리니 처음 피었던 것처럼 뽀얗게 돼

전도관 교인들이 다시 찬송하며 생명물을 발라 드리니 눈이 스르르 감기고 얼굴이 환하게 피기 시작했습니다. 새카맣게 됐던 손도 생명물로 계속 닦아 드렸더니 처음 피었던 것처럼 뽀얗게 되어 깨끗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입관했습니다. 장지에 갈 때 목사와 장로교인들이 따라오려는 것을 이 권사님 남편이 막았습니다. 하관예배를 드리며 전도사님은 “전도관에는 전도사보다 시신이 전도를 잘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신이 피는 것을 보면 백 마디 말이 필요 없고 어디가 천국 가는 길인지 알게 됩니다.” 하셨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이렇게 분명히 알 수 있구나!’ 하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소쇠 승사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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