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교회에서 듣고 본 적이 없는 기쁨과 은혜를 받다

박병화 승사(1) / 대전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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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0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습니다. 엄격한 유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교회에 가 본 적은 없었지만, 저는 왠지 어렸을 적부터 교회에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혼 후 대전에서 살면서 남편과 함께 장로교회에 다녔는데, 그때 처음으로 하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1956년 어느 날 시내에 붙은 벽보를 보니 ‘불의 사자 박태선 장로님 부흥집회’가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다고 했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날 남편과 함께 찾아갔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이미 집회가 시작된 후였습니다. 집회 장소인 대전역 광장의 풍경은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폭격을 맞아 허허벌판인 곳에 엄청나게 큰 천막이 들어서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거기 모인 사람들은 어찌나 많은지 그때껏 제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인파였습니다.

천막 안에 자리를 잡고 기도하던 중 어디선가 아주 역겨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카락 타는 냄새도 아닌 것이 비위가 상할 정도로 고약한 냄새였는데, 주위에는 기도하는 사람들뿐이고 그런 냄새가 날 만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바람이 휭 하고 불더니 고약한 냄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이번에는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향기에 가슴이 다 시원해지면서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얼마 후 하나님께서 등단하셔서 설교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단상을 “쾅!” 하고 치실 때마다 형광 빛을 띤 불이 사방으로 파팍 하고 튀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잔잔한 수면을 손으로 치면 물방울이 튀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너무 신기한 일이라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남편은 “그게 성신이 담긴 불일 거야. 당신은 성신의 불을 본 거야.”라고 했습니다.

이후 집회가 계속된 며칠 동안 기사이적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들것에 실려 온 폐병 환자가 일어나 뛰고 벙어리가 말을 하며 꼽추의 등이 펴지는 등, 병 나은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중 폐병 환자였던 남자 분은 들것에 실려 올 만큼 힘이 없고 빼빼 말랐었는데, 하나님 집회에서 은혜를 받고 몸이 너무나 가뿐하다며 기쁨에 차서 이야기했습니다. 집회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은 놀라운 성신의 역사를 직접 보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집회 장소에서 철야 기도를 하면서 먹지 않아도 배고픈 줄 모르고 진동하는 향취 은혜 속에서 기쁘고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 기쁨과 은혜는 기성교회에서 들어 본 적도 느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다니며 성경 공부를 많이 했던 남편도 이제 참길을 찾았다며 다른 데 가지 말고 하나님만 따르자고 했습니다.

대전 집회가 끝나고 얼마 후, 은혜 받은 사람들끼리 대동에 철공장을 얻어 예배실을 꾸몄습니다. 그곳에 ‘대전전도관’ 간판을 걸고 예배를 드리다가 이듬해인 1957년 선화동에 대지를 마련하여 대전제단을 신축하게 되었습니다.

대전제단에 다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꿈 중에 나타나셔서 저에게 배 안찰을 해 주셨는데, 꿈에서 깬 후에는 그 일을 잠시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뱃가죽이 너무 아파서 옷을 들쳐 보니 손자국이 시퍼렇게 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안찰받은 후부터 마음속에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해지는데, 어딜 가나 향취 은혜가 몸을 감싸고 하나님께서 늘 곁에 계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기쁨은 받은 사람밖에는 알 수가 없고 어떻게 형용할 길도 없었습니다. 좋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아도, 멋진 집에 사는 사람을 보아도 그들이 너무나 측은하고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저 사람들은 이런 기쁨을 모르겠구나. 나는 하나님을 알아서 이런 기쁨을 맛보는데……. 나는 정말 행복하다.’ 어두운 세상에서 밝은 별 하나가 나를 인도하는 것처럼 제 마음속에는 구원이라는 분명한 소망이 생겨났습니다. 세상의 무엇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 속에서 감사하고 행복할 뿐이었습니다.

그 후 1958년 여섯 살 된 큰아들 규호가 뇌염으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규호는 어린 나이지만 제단에서 예배드릴 때 참 진실하고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드려서 제 마음이 뭉클해질 정도였고, 제단 다니는 일에 정성을 들이던 아이였습니다. 규호가 숨을 거둔 후 전도사님이 오셔서 생명물로 깨끗하게 씻기고 입관예배를 드렸는데, 원래 피부가 희고 고운 아이였지만 생전보다 훨씬 뽀얗게 피어나면서 얼마나 예뻤는지 모릅니다.

장지에 가서 하관예배를 드릴 때 저는 어린 딸을 돌보느라 못 갔는데, 예배를 마치고 돌아온 남편이 “예배 중에 향취가 얼마나 진동했는지 온 산이 백합꽃으로 뒤덮인 것 같았다.”면서, 우리 규호는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은혜를 주셨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잃어버린 가슴 아픈 순간이었지만 하나님 은혜에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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