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생각으로 지은 죄까지 하나님 앞에 다 회개하라

안병화(1)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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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7년 평안남도 중화군 풍동면에서 9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동네에서 부자 소리를 들었고, 집안일 하는 사람을 여러 명 두고 살았습니다. 장로교인이셨던 부모님은 일요일이면 깨끗하게 차려 입고 평양 시내에 있는 장로교회에 나가셨습니다.

그 후 이남에 내려와 포항에서 상회를 할 때 6·25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맨손으로 피난 갔다 포항에 돌아와 보니 집과 상회는 잿더미가 돼 버렸고 열 명이 넘는 대식구 생계가 막막해졌습니다. 이북 출신이라 도와줄 친척도 없어서 부모님이 길거리 장사에 나섰지만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 후 제가 열여덟 살 무렵에 부산으로 이사하면서 한 살 위 언니와 직조 공장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이 추워 손을 호호 불며 일하면서도 동생들이 배고파 우는 생각을 하면 쉴 수가 없었습니다. 제 또래 여고생들이 가방 메고 학교 가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지만 저에게는 당장 먹고살 길이 급했습니다.

부산 당감동에 살면서 식구들은 집과 가까운 제일 장로교회에 다녔습니다. 저도 제일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교회 건물을 새로 지을 때 공사 일을 도왔습니다. 그러던 1955년 어느 날 예배 시간에 홍관순 목사가 부흥집회 광고를 했습니다.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유명한 부흥강사가 오시니 다들 참석하라고 해서 저는 집회가 열리는 희망 예식장을 찾아갔습니다. 집회장 주변에 ‘불의 사자 박태선 장로’ 벽보가 붙어 있고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었습니다. 보통 집회라면 교회에서 열리는 것만 봤는데 큰 장소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집회는 처음이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손뼉 치며 찬송하는데
어느 순간 누린내가 나더니 얼마 후
싹 사라져 버리고 아주 좋은 향기가
진동하며 왠지 기분이 좋아져

예배 시간에 박 장로님께서는 힘차게 손뼉을 치며 찬송을 인도하셨습니다. 저도 따라서 손뼉 치며 찬송하는데 어느 순간 머리카락 타는 것 같은 누린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이런 냄새가 나는가 싶어 둘러봤지만 탄내가 날 만한 것이 없어서 어리둥절했습니다. 그 누린내가 점점 심해지더니 어느 순간 싹 사라져 버리고 아주 좋은 향기가 진동했습니다. 그 향기는 진하게 맡아지다 사라지고 잠시 후에 또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향기를 맡으며 왠지 모르게 기분이 즐거워졌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찬송을 멈추시고 강대상을 “탕!” 치시더니 지난 죄를 회개하라 하셨습니다. 큰 것만이 죄가 아니며 마음과 생각으로 지은 죄까지 하나님 앞에 고하고 회개하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박 장로님께서 강대상을 치실 때마다 거기서 뽀얀 안개 같은 것이 뭉게뭉게 퍼져 나왔습니다. 혹시 잘못 봤나 싶다가도 강대상을 치실 때마다 안개가 쏟아져 앞사람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할 정도니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마침 옆에 앉은 분들이 “저거 봐요, 뽀얗게 쏟아지네.” 하셔서 저 안개 같은 것이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분들은 박 장로님께서 내리시는 은혜라고 했습니다. 박 장로님 집회마다 따라다니고 있는데 뽀얀 안개처럼 은혜가 내리는 것을 자주 봤다고 했습니다. 저는 부흥집회에 다녀도 그런 은혜는 못 들어 봤는데 박 장로님 집회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죄를 깊이 뉘우치며 기도드리는데 온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쏟아져 무엇이 타는 것 같은 냄새가 진동해
박 장로님께서는 죄를 가지고는 천국에 갈 수 없다며 이미 지은
죄는 성신으로 씻음 받고 다시는 죄짓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하셔

그 후 제가 다니는 제일교회에서 박 장로님을 모시고 집회를 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그날도 죄를 회개하라 하셨습니다. 말씀을 듣고 기도드리는데 예전 일들이 눈앞에 떠올랐습니다. 어릴 적 친구와 말다툼한 일, 곳간 음식을 어머니 몰래 꺼내 먹은 일까지 떠오르며 그땐 왜 그랬을까 싶었습니다. 마음과 생각으로도 죄짓지 말라 하시는데 나는 큰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깊이 뉘우치며 기도드릴 때 온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타는 냄새가 진동하는데 전에 박 장로님 집회에서 맡았던 냄새였습니다. 몸이 점점 뜨거워져 불덩어리 속에 들어앉은 것 같더니 한참 후 뜨거운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가슴속이 시원해졌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죄를 가지고는 천국에 갈 수 없다 하시며 이미 지은 죄는 성신으로 씻음 받고 다시는 죄짓지 않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 홍관순 목사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집회 전에 목사 사택에서 잠시 쉬실 때 홍 목사는 갑자기 배가 아파 어쩔 줄을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때 드는 생각이 ‘박 장로님 옷자락을 만지면 낫지 않을까?’ 싶어서 박 장로님께서 누워 계신 방에 들어가 바지 끝에 손을 댔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렇게 심하던 복통이 감쪽같이 사라지더라고 했습니다. 눈을 감고 누워 계시던 박 장로님께서 “배 아픈 거 나았죠?”라고 하셔서 더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도 홍 목사는 박 장로님께 은혜 받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안병화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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