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 교황 프란치스코의 아이러니

발행일 발행호수 2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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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에 낙태된 태아 세포가 들어있다는 메세지를 담은 포스터.

최근 로마 가톨릭 교황 프란치스코의 발언과 행보가 여러 모로 주목 받고 있다. 그중에서 일반 대중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선정적인 섹시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일이었다.

지난달 프란치스코는 성인 모델이 블랙드레스 차림으로 가슴을 드러낸 사진에 ‘좋아요’를 클릭했으며, 또 한 달 전에는 짧은 스커트 밑으로 풍만한 엉덩이를 드러낸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바 있다. 이 사실이 화제가 되자 네티즌들은 ‘교황의 취향을 인정해야 한다.’ (skdi****) ‘그도 남자다.’ (c7w7****) ‘한번 봐줘라 그냥’ (bost****)이라는 댓글을 달며 큰 관심을 보였다. 프란치스코가 ‘좋아요’로 보여 준 성적 취향을 일반 대중은 친근하게 받아들인 셈이다.

한편, 일반 대중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교황의 행보도 있었다.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낙태하는 것을 교황이 극렬하게 반대한 것이다. 섹시한 여성의 육체를 좋아하면서도 임신한 여성의 신체는 전혀 보호하지 않는 그의 행보는 아이러니해 보였다. 그러나 이후 교황이 보여 준 행보는 더욱 아이러니했다.

최근 교황이 코로나19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며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그를 따르는 가톨릭 신도들이 교황의 낙태 반대를 기억하고 “코로나 백신 중에는 낙태된 태아의 세포를 이용한 것도 있는데 백신을 맞아도 되느냐?” 하고 걱정하자 그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바티칸에서 접종이 시작된 첫날에 신속하게 백신을 맞았다.

교황이 ‘낙태로 태아를 죽이는 것은 청부 살인과 같다’라고 했던 발언과 ‘낙태된 태아를 이용한 백신은 도덕적으로 용인된다.’ 하는 발언은 모순돼 보인다.

그러나 교황의 주치의가 코로나로 사망하고 매일 만나는 측근 추기경이 코로나에 걸린 것을 보면 백신을 재빨리 맞은 것은 교황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죽은 교황의 시체는 장례식 때 공개돼 숭배를 받지만 코로나로 죽으면 그 시체가 가차 없이 불태워지는 것을 생각할 때 그는 남몰래 식은땀이 흘렀을 것이다. 그의 아이러니쯤은 눈감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교황이 ‘좋아요’를 누른 마고 폭스의 노출 사진(가운데). 교황은 지난달에도 브라질 성인 모델 가리보투의 선정적인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바 있다(맨 오른쪽). 사진=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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