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교회 이이남 권사(88세)

`곧 아흔인데 지금도 신앙촌 간장 주문받아요`
발행일 발행호수 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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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아흔 되기 전까지 꼭 소망을 이루고 싶다는 이이남 권사

인천 구세군교회에 다니던 이이남 권사는 같은 교회 집사가 조카딸을 만나러 덕소신앙촌에 갔다가 하나님께 안찰 받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혼자만 다녀오셨수, 나도 데려가지. 그런데 안찰 받으면 아프다는데 아픕디까?” 그날 저녁 집으로 인천전도관 전도사님과 교인 몇 명이 찾아왔다. “아주머니, 안찰 받을 수 있는 날이 또 있는데 그날 가십시다.” 이 권사는 꼭 가겠노라 약속을 하고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날이 1968년 2월 28일이야. 잊을 수 없어. 처음으로 하나님을 뵙고 안찰을 받은 날이니까. 그날 하나님 설교 말씀을 가만히 들으니까 안찰을 받아 죄를 벗어야 살겠는데, 하나님께서 안찰을 받고 기성교로 도로 가려면 받지 말라고 하셨어. 안찰 받고 기성교회 가면 죄가 더 크다고 했는데, 어떻게 받나 하고 덜덜덜 떨었어. 내 차례가 돼서 안찰을 받았는데 무척 아프대. 안찰하시면서 날보고 ‘죄 짓지 말라’고 하셨던 말씀은 지금도 기억이 나.”

안찰을 받은 다음 날부터 이 권사는 온 식구를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송림전도관으로 새벽예배에 나가기 시작했다. “안찰을 받고 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 춤을 덩실덩실 추고 싶어. 너무 기쁘고 좋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야. 구세군교회 목사와 교인들이 아무리 찾아와도 소용없지. 하나님 은혜가 임하는 곳이 전도관인 것을 알았는데.”

신앙촌 소비조합은 세상에서 가장 의미있는 일
아흔 바라보는 지금도 신앙촌 간장 배달 거뜬히
교회에서는 구역장, 집에서는 운동 삼아 밭일도 해
교회에서 봉사활동하며 사는 것이 소망

이 권사는 전도관에 나오자마자 바로 소비조합을 시작했다. “맘이 기쁘니까 하나님 일을 해야 되겠더라구. 그래서 신앙촌 물건 들고, 머리에 이고 좋아서 댕겼어.” 이 권사는 젊은 시절 소비조합 하면서 받은 ‘노력상’을 지금도 지갑 속에 가지고 다닌다며 기자에게 꺼내서 보여주었다. “남들처럼 잘 하지는 못했어도 이걸 보면서 하나님 일 할 때 기쁘고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려. 세상 부러운 것 없었지. 이 정신만 가지면 못할 것 없다는 생각뿐이었어.”

올해로 88세 이이남 권사의 요새 즐거움은 생명물 간장을 배달하는 일이다. “나이가 많아서 예전에 소비조합 할 때처럼 다니지는 못해. 신앙촌 간장 먹어 본 사람들은 우리 간장만 먹잖아. 그 사람들한테 전화번호를 줘서 필요하면 내게 연락을 줘. 전화 오면 만사를 제쳐 놓고 달려가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앙촌 이불도 많이 팔았는데 내가 아는 고객들 대부분이 이불 몇 채씩은 다 사서 지금은 간장 주문 들어오면 배달하는 정도야.”
이 권사에게 간장 주문이 들어오면 웬만한 거리는 이 권사가 직접 캐리어에 간장을 싣고 배달하고, 거리가 먼 곳은 아들이 차로 배달을 해 준다고 했다. “집이 합덕이라 제단이 있는 서산까지 멀어서 새벽제단엔 못 가. 대신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기도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해. 기도드리고 나면 마당 쓸고 밭일을 나가. 덥기 전에 일을 마쳐야 하니까 부지런히 나가지. 뭐 특별한 게 있나, 그런 게 운동이지. 그렇게 일하고 들어오면 밭에서 키운 채소와 생선 위주로 식사를 하고 쉬어. 그러다 간장 주문 들어오면 아이구 좋다 하고 달려가고. 호호”
인터뷰 내내 아흔을 바라보는 이 권사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현재 이 권사는 서산전도관 구역장을 맡고 있다. “구역장이라고 해봐야 하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안타까워. 마음은 어떻게든 하나님 일을 하고 싶은데. 매일 기도가 그거야. 저는 아직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손발이 움직이는 그 순간까지 교회에서, 신앙촌에서 맘껏 봉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게 내 소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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