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쟁력 강화와 제2외국어

발행일 발행호수 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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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국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지구촌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국가간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하여 다양한 블록이 형성되고 있으며 갈수록 국가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복잡다단한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일인데 바로 외국어가 그 수단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문민정부가 세계화를 주장하면서 1997년부터 영어를 초등학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영어가 현재 최고의 국제 공용어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영어 하나만으로는 다양한 지구촌의 문화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아랍어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외국어 전문가를 각종 정부기관에 채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이것도 부족하여 대통령까지 나서서 ‘외국어 교육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에 1040만 달러를 배정하고 향후 미 국방부는 5년 간 7억 5000만 달러를 장병들의 외국어 교육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한국 제2외국어교육 정상화추진연합회가 최근 55대기업 CEO와 17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바에 의하면 모두 제2외국어를 제도권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90%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최근 신입사원 채용시에 제2외국어 구사자를 우대하는 등 제2외국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교육부나 교육기관들은 이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수업에서 제2외국어는 여타 중요 교과목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가 하면 대학 수능시험에서도 선택과목으로 돼 있어 7개 제2외국어 선택 인원이 5만 명 미만이다. 이렇게 해 가지고야 정상적인 제2외국어 교육이 될 리가 없다.
 
2002년 교육부 통계를 보면 중학교에서 독어, 불어, 중국어, 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제2외국어는 선택과목 중 한문, 컴퓨터, 환경과목에 밀려 단 5개 학교에서만 채택하였다고 한다. 그나마 일본어, 중국어가 100%를 차지하여 기타 제2외국어는 아직 족보에도 올라있지 않은 셈이다. 고등학교에서는 중요 입시과목에 밀려 아직 145개 학교가 제2외국어 과목을 미개설 중이다. 이러한 파행적인 제2외국어 교육으로는 결국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으며 국가경쟁력 강화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부존자원이 없고 후발 개발도상국들에 의해 추격을 당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고도의 기술개발과 고품질의 인재양성 외에는 국가 경쟁력을 키울 방법이 없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제2외국어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할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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