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타협의 성공 조건

발행일 발행호수 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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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집단간의 극한 대립으로 경제가 침체되고 국가적 위기가 조성되었을 때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대타협’ 이라는 것을 통하여 계층과 집단간의 이해를 조절하고 경제를 회생시켜 그 위기를 벗어난 예가 있다.
 
네덜란드는 80년대 초 노동자들의 끊이지 않는 파업, 만성적 재정적자, 10%이상의 높은 실업률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사람들은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모두 물에 빠져 죽는다는 ‘간척지 개척정신’으로 뭉쳐서 1982년 ‘바쎄나르 협약’이라는 대타협을 도출해 내었고 그 결과 네델란드 경제는 90년대 들어 경제성장, 고용창출, 공공재정 등 모든 면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어 이른바 ‘더치 미래클’을 이룩할 수 있었다.
 
아일랜드도 ‘사회적 연대협약’으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1980년대 후반 아일랜드는 국가채무가 GNP의 120%에 달하고 실업률이 18%에 이르는 유럽의 빈국이었다. 국가 사회의 전면적 붕괴상황을 인식한 각계 지도자들은 ‘노동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국가와 사회가 존재한 후에 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노조를 설득했다. ‘사회 협약’의 결과로 아일랜드는 기적같이 회생하여 실업률은 4.9%대로 떨어지고 국민소득은 2만 8000불을 달성하였다.
 
우리나라에도 1998년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이뤄, 정리해고 자유화 등을 통해 IMF가 초래한 경제난국을 돌파하자는 합의를 했었다. 그러나 그 합의는 1년도 못 가서 무산되어 ‘대타협’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였다. 얼마 전 노동계는 임금동결에 협력하고, 사측은 구조조정을 자제하며, 정부는 규제완화를 확대한다는 노·사·정 대타협을 다시 한번 이뤘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노·사·정이 모여 앉아 합의문을 발표한다고 하여 그것이 사회적 대타협이 될 수는 없다.
선진국에서는 성공한 사회적 대타협이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익집단의 구성원들이 우리가 처한 위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소명감이 없이 자기들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자세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살고 사회와 국가가 살아야 모두가 살 수 있다는 성숙된 가치관을 갖느냐 못 갖느냐 하는 것이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별짓는 잣대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사회적 대타협이 한낱 공론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위기 탈출의 진정한 계기가 되려면 오늘날 우리는 모두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부터 공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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