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관장 편 ① 다시 만나고 싶은 미래

발행일 발행호수 2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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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2011 천부교 건강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달리고 있다.

교역 13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났지만 그 아이들 중에 유독 많이 생각나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의 이름은 전미래입니다. 제가 부산에 시무할 때 만났던 학생입니다. 핸드볼을 하는 학생이었는데 무뚝뚝하고 자기의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고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학생입니다.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아이라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고 그 아이의 한번씩 툭 내뱉는 말에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진짜 이 애를 챙겨야할까? 자기만 성질이 있고 자기만 기분있나?’ 이렇게 밀고 당기는 것이 저또한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 맘도 굳게 닫겨져 얼굴을 보기 싫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천부교 역사에 관한 말씀을 보는 중에 하나님을 믿고 따르던 목사들이 하나님을 배신하고 돌아섰을 때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울며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도드렸다는 글을 읽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과연 무엇을 했지? 무엇을 얼만큼 했다고 내가 하나님께 한 행동들은 생각지 않고 나한테 서운하게 하고 상처 받았다고 해서 애를 챙기니 마니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일까’ 뉘우치며 다시 아이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하는 아이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아 집 앞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차안에서 기다리다 잠든 적도 많았고 우리는 차안에서 이야기를 참 많이 했습니다. 학교, 운동, 가족이야기로 시작해 하나님 말씀을 전해주고, 신앙체험기를 읽어주곤 했습니다. 특히 천국과 지옥에 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학생은 지옥을 많이 무서워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 지다보니 점차 이 학생도 저에게 맘을 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문자를 길게 보내도 언제나 단답형으로 짧게만 답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문자를 길게 보내기도 하고 질문도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 아이에게 찬송가 한 구절이나, 하나님 말씀, 기도문을 적어 보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따르던 목사들이
하나님을 배신하고 돌아섰을 때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울며 기도 드리셨다는데
내게 상처주고 힘들게 하는 아이
챙기니 마니 했던 어리석은 생각
왜 했던 것일까?

어느 날 미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관장님! 오늘 시간 좀 되세요?”
“왜? 무슨 일 있니?”
“오늘이 아빠 생신인데 잡채를 만들어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만들지 모르겠어요.”
전 그 전화를 받고 너무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바로 그 아이의 집으로 달려가 같이 맛있는 잡채를 만들었습니다. 음식을 만들고 돌아오는데 삐릭 하며 문자가 왔습니다. 느낌에 미래 일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미래였습니다. “오늘 음식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였습니다. 전 이렇게 문자해주길 은근히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학기 전도의 날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전도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며 반사 일을 해주길 바랬습니다. 오랜 설득 끝에 우리는 약속을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새벽예배를 쌓고 아침을 먹고 학교로 가서 운동이 끝난 후에 교회에 와서 심방을 하는 것이였습니다. 잘 지킬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를 믿고 싶었습니다. 미래는 하려고만 하면 꼭 하는 학생이었기 때문입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같이 운동하는 선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관장님! 미래가 아침마다 많이 졸아요! 제가 뭐 때문에 그러는지 물어봤는데 새벽예배에 나간다는 얘기를 듣고 피곤하면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미래는 꼭 나가야 한대요.” 미래는 그렇게 저와의 약속을 잘 지켜주었습니다.

그후 미래는 부산에서 대학교를 다니길 원했지만 울산대 체육학과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른 교회로 발령이 났고 그 이후로는 기숙사 생활로 인해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울산교회로 예배라도 드리게 하고 싶어 한번은 울산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가게 했습니다. 또 2010년 체육대회 때 운동 선수로 뛰어 보게 하고 싶어 겨우 주소지를 알아내 울산으로 내려갔습니다. 못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 하면서도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저기 수소문 해 보았지만 결국엔 만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꼭 한번이라도 만난다면 다시 한번 손을 건네고 싶습니다. 한번쯤은 미래도 그때를 회상하며 그리워 하고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꼭 다시 만나서 같이 하나님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상계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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