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이 관장 편 ③ 함께하는 즐거운 전도
함께하는 즐거운 전도날이 갈수록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요즈음의 학생들은 사춘기가 너무 빨리 오고, 심하게 앓는 학생들도 많은 것 같다. 예전보다 훨씬 더 큰 인내심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을 지도할 때, ‘내가 좀 더 참고 이해해 주면 좋았을 텐데…’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 옛날 나의 학창 시절에 우리 관장님을 떠올려 본다.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대해 주시며, 학생들을 야단쳐야 할 때와 기다려 줘야 하는 때를 잘 알고 계셨던 것 같다. 내가 슬럼프가 왔을 때, 주일예배를 드리고 관장님께 말도 없이 집에 간 적이 있었다. 평소에는 예배를 드리고 반사활동까지 하고 집에 가던 학생이 아무 얘기 없이 사라졌으니, 그 날 관장님은 내 걱정에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다음날 월요일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어머니가 오셨다고 해서 나가보니, 관장님께서 교실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순간 너무 죄송한데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관장님께서는 어제 일에 대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밥을 사주셨다. 학교 근처 식당에 갈 때까지 나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음식이 나오는데, 차마 그냥 먹을 수 없었던 나는 개미만한 목소리로 “관장님, 죄송해요” 했다. “맛있게 먹고 앞으로 열심히 하면 되지.” 환하게 웃어 주셨다. 그 말씀 한마디에 고민거리들이 싹 해결되는 것 같았다. 스스로 생각하고 뉘우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시는 관장님이 고마웠다. 나도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기다려 주고 기도해 주는 관장님이 되고 싶다.
철이 조금 드니, 하나님 생각을 해본다.
‘하나님께서는 내 생각과 행동을 보시며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얼마나 더 참고 기다려 주시고 계시는 걸까?’
부지런히 예쁜 열매를 많이 맺어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
몇 년 전, 난생처음으로 교통사고가 났다. 앞차와 충돌해서 유리창이 깨졌다. 나는 제일 먼저 차 속의 거울을 내려 얼굴을 살펴보았다. ‘얼굴을 다치면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지?’신기하게도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다행이었다. 다리를 좀 다쳐서 몇 달 깁스 신세를 졌지만, 얼굴은 거의 다치지 않았다.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빨리 건강을 되찾는 대로 열심히 전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2017년 9월 4일 월요일은 충청도 순회 심방의 날이었다. 중부 지역 학생 관장님들 전원이 지역을 나누어 논산, 서산, 충주, 제천교회의 학교 심방을 함께했다.
나는 논산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관장님들과 함께하는 학교 심방은 정말 즐겁고 신이 났다. 정성을 다해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만나면서 하나님께서 아이들의 마음을 녹여주시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도가 쉽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전도는 보람찬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에서 열심히 전도하고 있을 동료 관장님들을 생각하면 용기가 생기고 힘이 난다. “그래, 나는 학생관장이다. 더 열심히 전도해야겠다.”
/수원교회 학생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