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 관장 편 ② 감사한 순간을 늘 기억하며

발행일 발행호수 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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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평일 중에는 수요일이 가장 바쁜 날이다.

근처에 살던 아이들이 멀리 이사를 가서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져서 가까이 사는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했었는데 몇 년 동안 천부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을 깨닫게 된 아이들을 수요일에 집에 있게 하자니 그것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교회 근처 아이들은 토요일에 만나고 수요일에는 이 아이들만 위해서 집중해야지 라고 생각하니 몇 명을 위한 하루가 더 귀하게 느껴졌다.

유년 아이들을 데려오고 또 데려다주면서, 그리고 다시 중학생을 태우고 돌아오며 나는 계속 얘기를 했다.

차로 이동하는 아까운 시간에 하나라도 더 유익한 이야기를 해 주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 타임 고등학생 한 명과 찬송을 부르다가 둘 다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아이들과 그렇게 몇 시간을 얘기하다보니 목이 쉬어 버린 것이다. 많이 아팠지만 신기하게도 말씀 공부를 하면서 목이 다시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문득 7년 전 의사 선생님 말이 떠올랐다.
“맞다… 그랬었지…”하고 웃음이 나왔다.

유독 목이 약했던 나는 교역자가 되어 말을 많이 하다보니 쉰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무척 아팠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은 말을 하는 직업이면 직업을 아예 바꾸란다. 더 나빠지기 전에 빨리 바꾸는 게 제일이란다. 계속 목을 쓰면 나중엔 아예 말을 하기도 힘들어 지고 목을 쓸 수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병원을 나오며 잠시 흔들렸다. ‘어차피 목소리가 안 나오면 교역자를 할 수도 없는데… 계속 교역자를 할 수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나 고민하던 것도 잠시, 그리고는 다시 정신없이 일에 빠져들면서 어느 새 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일이다. 알고보니 돌아가시기 20년 전 암 진단을 받으셨단다.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도 바쁠 때라서 “암을 어떻게 고치나… ” 생각만 하시다가 천막집회를 가셨는데 예배시간에 뜨거운 불성신을 받으시고 다 나으셨던 것이다. 그렇게 20년을 더 사셨던 할머니는 다시 그 암 진단을 받으셨고 그 병으로 돌아가셨다.
20년을 더 살게 해 주셨던 것을 감사드렸지만 뜻 대로 살지 못함을 후회하시면서…

오랜만에 지난 일기를 뒤적여보았다. 하루하루 내 힘으로 된 것 하나 없이 감사한 일 뿐이었지만 어쩌면 이렇게도 잊고만 살았는지… 멀리 사는 우리 아이들도 이제는 기특하게도 스스로 교회를 오려고 한다.

마음을 비우면 모든 일이 잘 될 수 있게 이끌어 주시는 것 같다. 2008년을 마무리 하며 감사했던 모든 순간들을 다시 가슴에 새기고 싶다. 그 감사함이 나의 신앙이 되고 나의 기도가 되어 새해에는 새롭게 변한 내가 되기를 기도드려본다. ◆
/전주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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