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 비밀이 법보다 위? 아동 성학대가 불러온 논쟁

발행일 발행호수 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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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가톨릭교회에서 지난 70년간 33만 건에 달하는 아동 성(性) 학대가 벌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숫자는 최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 장 마르크 소베 위원장은
“가해자는 가톨릭 사제를 포함한 평신도, 교회 교사 등 3200여 명의 소아성애자들이며, 조사된 가해자 수는 최소한의 추정치”라고 밝혔다. 또한 33만 건에 이르는 가톨릭 내부의 아동 성범죄 건수를 공개하며 사건을 인지한 성직자는 이를 검찰에 알리라고 권고했다.

이에 신자가 고백한 내용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고해 비밀 유지가 프랑스 법보다 우위에 있느냐를 두고 프랑스 정부와 가톨릭 당국이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에릭 드 물랭 보포르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앵포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경찰에 신고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해성사 비밀유지가
“어떤 면에서는 프랑스 법 위에 있다”며
“그래야 신 앞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바티칸이 지난해 새롭게 발표한 성직자 아동학대 사건 처리에 관한 지침과 일치한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은 7일 “프랑스에서 프랑스 법보다 위에 있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호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8년 호주 연방정부는 ‘기관의 아동성학대 대응에 관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5년간의 조사 끝에 아동 성학대 주요 가해 집단으로 가톨릭 사제를 지목했다.

호주 정부는 성직자가 고해성사 중 아동 성 학대와 관련한 내용을 들었을 경우 신고하도록 권고하였으나, 가톨릭계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호주에서는 성직자들이 고해성사에서 아동 성학대 행위를 듣고도 이를 숨길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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