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이탈리아 가톨릭 사제들의 성학대 은폐 폭로

발행일 발행호수 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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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법과 절차상의 허점 이용해
이탈리아 사제 성범죄 베일에 숨겨져

BBC가 2월 1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톨릭 성직자들의 조직적인 성학대 은폐를 폭로했다. BBC는 사제 성학대 사건의 피해자인 마리오(가명)의 이야기를 통해 가톨릭이 어떻게 정의의 심판을 피해가는지를 추적했다.

피해자 마리오는 8세부터 16년 동안 지아니 베키아리스 신부에게 성학대를 당했다. 최초의 강간은 그가 8살이던 1996년에 발생했으며, 사제는 마리오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을 이용해 그를 성적으로 착취했다.

마리오의 부모님은 사제가 자신의 아들을 특별히 여겨주는 것이 고마워서 마리오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사제의 집으로 보내곤 했다. 사제의 계속된 학대에 마리오는 마약에 빠지고, 몇 차례의 자살시도를 하게 된다.

참다 못한 마리오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 교회를 찾아가 베키아리스의 범죄를 알렸다. 가톨릭은 교회법에 따라 사제를 재판에 넘겼고, 베키아리스의 범죄사실도 인정됐다. 마리오에게 9만4천 유로를 배상하고, 범죄 사제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목회를 해서는 안된다는 평결도 받았다. 그러나 마리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은 베키아리스의 사제직을 끝까지 박탈하지 않았다.

베키아리스의 사제직 유지라는 부당한 재판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마리오는 사건을 이탈리아 경찰에 넘겼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지나게 되었고, 베키아리스는 아무런 형사 처벌을 받지 않게 되었다.

게티이미지

마리오의 사례는 이탈리아 사제 성학대에 관한 수 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어떤 나라보다 많은 가톨릭교회와 사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조차 없다. 그 이유는 바티칸에서 찾을 수 있다. 바티칸은 과거 무솔리니와 맺은 라테라노 협정을 통해 이탈리아로부터 법률적 자치권을 보장받았다. 이탈리아 전역에 걸쳐 범죄를 저지른 사제들이 바티칸 법에 의해 보호된다는 뜻이다. 바티칸의 그늘 아래, 이탈리아 사제 성범죄는 베일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가톨릭 교회의 성범죄 은폐는 여기서 그치치 않고, 성범죄를 저지른 사제들을 재활센터로 보내 피해자들의 눈을 피하기도 했다. 결국 성범죄 사제들이 지위를 박탈당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사제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키아리스 사제도 여전히 마리오가 다녔던 교구의 사제로 등록되어 있었다. 그가 어린이들과 함께 미사를 집전하는 사진도 발견됐다.

베키아리스 사제가 있는 교구에 이를 문의하자 결정은 바티칸 부서인 신앙교리성이 내린 것이라고 했다. 또한 베키아리스가 과거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와 함께 있는 사진을 보여주자, 교회 법령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들은 베키아리스 사제에게 부과된 미성년자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생 금지는 “치유와 속죄”를 위한 것이며, 사제가 “절대 혼자 남겨지지 않는 한” 미성년자와 함께 공개 미사를 집전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과 절차상의 허점, 판단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은 범죄 사제가 계속해서 미사를 집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마리오는 언젠가는 아들과 함께 성당에 들어가서 그를 강간했던 사제가 거행하는 미사에 참석하게 될 수도 있다. 이탈리아도, 가톨릭도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마리오는 이렇게 말했다.

“교황부터 마지막 ​​사제까지, 교회 전체를 향하여, 저는 그들에게 역겨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죽을만큼 고통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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