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김한석의 건강 칼럼(11)
기분장애(1) 우울증③1. 우울증의 임상양상 (1)수면장애 – 수면장애는 우울증의 특징적인 증상인데, 잠들기 힘든 것보다는 새벽에 일찍 깨고, 중간에 깨서는 다시 잠들기 힘든 양상이 특징적입니다. 일부 비전형적인 우울증에서는 불면증보다는 심한 과수면의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2)식욕, 체중의 변화 – 흔히 입맛이 없다며 식사를 거부하고 체중이 줄지만, 일부 비전형적인 우울증 환자들은 반대로 심한 과식이나 폭식을 하고 체중 증가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3)일중 변화 – 약 50%의 환자에서 우울 증상은 하루 중에 증상의 변화를 보이는데 흔히 새벽, 아침에 심하고 오후가 되면 다소 덜합니다. (4)정신성 운동 증상, 집중력 장애 – 우울증의 증상은 크게 ‘지연성 우울증’과 ‘초조성 우울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연성 우울증’은 기분이 심하게 가라앉고 행동이나 말수가 줄고 느려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반면, ‘초조성 우울증’은 심한 불안과 긴장, 초조감, 좌불안석 등의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흔히 환자들은 이 두 양상 중 한 가지를 특징적으로 보이지만, 두 가지 양상을 모두 보이거나 두 양상을 번갈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주의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우유부단한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5)신체증상 –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상과 함께 다양한 신체증상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신체증상에는 자율신경계 기능의 이상에 따른 결과로 나타나는 증상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두통, 요통, 근육통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 어지러움, 손발저림,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림, 호흡곤란,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이나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 소화불량, 오심(토할 것 같은 느낌), 구토,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이런 신체증상 때문에 내과적인 문제로 잘못 알고 검사받거나 치료받는 경우가 많고, 검사결과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6)사고장애와 지각장애 – 우울증 환자는 특징적으로 자신과 환경,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심한 우울감과 함께 자신이 무가치하며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절망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충동적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일부 신체 증상에 집착하게 되고, 약간의 신체 증상이 느껴져도 마치 큰 병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병원을 자주 가고 전전하게 됩니다.
일부 우울증 환자에서는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는데, 흔한 증상이 망상입니다. 망상은 현실과 동떨어진 잘못된 믿음입니다. 남들이 자신을 해치려한다는 피해망상,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는 빈곤망상, 신체에 중한 병이 걸렸다는 신체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환청이나 환시와 같은 환각 증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병적 양상은 정신분열병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심한 우울증의 경우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우울증이 치료되면서 호전되고 우울 증상이 없을 때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온누리요양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