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에서
저는 8년 전 신앙촌 양로원에 들어왔습니다. 양로원에 들어올 때는 건강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주변 분들의 도움과 보살핌으로 그때보다 더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하나님의 보호 속에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를 느낍니다.
2차 세계 대전 때 일입니다. 당시 저는 일본 동경에 살고 있었는데 차를 타고 가다 잠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꿈에 어떤 분이 제게 하시는 말씀이 “무슨 잠을 그리 자는가. 곧 적기가 나타나서 총을 쏠 텐데 왼쪽으로 피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꿈을 깨니 제가 탄 차 위에 적기가 윙윙 굉음을 내면서 날아오고 있었고 곧 총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적기에서 날아드는 총격으로 차에 탄 대부분의 사람들은 총에 맞아 죽고 바로 제 뒤에 있던 사람까지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본 순간 저는 꿈에서 들은 대로 왼쪽으로 피해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제정신이 들었을 때 비로소 나를 살려 준 꿈에서 뵌 분이 도대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온 저는 안동으로 시집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친정어머니가 안동에 잠시 오셨다가 안동전도관 반사에게 전도되어 장로교를 다니던 저도 안동전도관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겨울 난로가 없는데도 안동전도관 예배실 안은 후끈하고 따뜻했습니다. 어머니는 친정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동네 사람 5명을 전도하셨습니다. 얼마 후 안동전도관에서 집회가 있다고 하여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단에 서신 하나님을 뵙는 순간 제 머릿속에는 영화 필름처럼 10여 년 전, 전쟁 중에 꾸었던 꿈이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눈을 뜨고는 볼 수 없는 전쟁의 참사 속에서 나를 지켜주신 분이 바로 저 분이셨구나.’ 너무 놀란 저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감사의 눈물과 기도가 드려졌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언제 어디서나 늘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게 되니 무슨 일을 하든 마음이 편하고 힘이 났습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때 일이 생생합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함께 하는 신앙촌에 있는 지금 이순간도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박분선 권사 / 기장신앙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