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닦는 길, 새벽운동 길

장광선 / 시온입사생
발행일 발행호수 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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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신앙촌 주민들은 새벽에 운동길을 걷습니다. 이 산책로가 처음 열렸을 때 저는 길의 흐름에 깜짝 놀랐습니다. 러닝머신을 할 때 코스와 운동 시간을 선택하면, 평지 코스, 오르막과 같은 속도와 힘이 필요한 코스, 내리막처럼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시간별로 잘 배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러닝머신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현장에 옮겨 놓은 듯 운동길 코스가 거의 유사한 것이었습니다! 내리막과 오르막의 적절한 배치며 걸리는 시간까지 정말 최적으로 설계된 코스였습니다.

그 운동길에서 우리는 물과 바람, 꽃과 새를 만납니다. 봄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산길을 온통 꽃길로 물들이고, 오디가 거뭇거뭇 열려 있으며, 길목마다 산딸기가 붉게 웃습니다. 여름엔 식품 단지를 빙 돌아 내다뵈는 산 중턱에 이름 모를 흰 꽃이 뒤덮여 향기가 진동합니다. 겨울엔 길이 약간 어두운데 달이 휘영청 밝을 때 주위를 둘러보면 수묵화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서 내가 걷는 건지, 풍경이 움직이는지 알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저는 요즘 새벽운동을 하면서 ‘운동하는 시간만이라도 기도문을 한 번도 안 놓치고 하면서 생각과 마음을 완전히 집중해 봐야지!’라고 다짐하곤 합니다. 가끔, 두 번째 오르막쯤 지나서 ‘아, 덥다.’ 하고 생각하는 순간 까먹고, 누가 뛰어가다 스치면 ‘어, 누구지? 아 누구 오늘 뛰어가네?’ 하면서 또 놓치기도 합니다. 그렇게 스스로가 실망스럽다가도 어떤 날은 정말 내내 기도문을 놓치지 않고 저 나름대로는 잡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은 아침 일찍 악기 연습을 하러 가기도 하는데 나의 아침 시간을 충실히 보냈다는 생각에 혼자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더 철저하게 자신을 체크하여 하루 종일 나의 눈길, 생각, 마음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생활을 해야겠다 다짐합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한 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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