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재정위기 도미노

김영용 / 전남대교수. 경제학
발행일 발행호수 2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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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 전남대교수. 경제학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맞은 이후 유럽연합의 금융안정기금 조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아일랜드가 작년 11월, 포르투갈이 금년 4월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국가부도 위험성이 높아져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부도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또 아일랜드의 신용 등급이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강등되고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세계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최근 이탈리아 의회가 재정 긴축안을 통과시키고 국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유로존의 재정위기 도미노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국가의 재정위기는 정부수입이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여 국가채무가 누적되면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직적 노동시장과 저금리 정책에 따른 왜곡된 자본배분으로 생산이 증가하지 못하여 정부수입이 늘어나지 못하고, 복지 포퓰리즘과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시행되는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정부지출이 증가하여 발생한다.

PIIGS 국가의 재정위기도 마찬가지다. 포르투갈과 그리스는 서민층 지원 목적인 정부지출이 경제성장률을 훨씬 웃돌았고 스페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지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원인이 되었다. 이탈리아는 복지지출 증가보다는 비효율적인 정부 조직의 방만한 재정 운용과 정부지출 중 의무적 지출 비중이 높은 것이 원인이 되었다. 또한 이들 나라는 노동시장이 경직적이어서 노동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그에 따라 단위 노동비용이 상승한 것이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이 되고, 이는 다시 국가부도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또 유로를 단일화폐로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들은 자국에 알맞은 환율 정책을 펼 수 없다는 점도 재정위기 극복을 어렵게 한다.

한편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는 연준(FRB)의 저금리 정책에서 촉발되었는데, 일차적으로 부실 금융기관을 구제하고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통화증발을 통해 1차 양적 완화정책(QE1)을 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할 정부재정을 보전하기 위해 2차 완화정책(QE2)을 폈지만 경기는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재정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국가 채무 한계를 상향 조정하려는 정부 계획이 의회에서 난항에 부딪치며 국가부도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계획 하에 재정지출을 점차 줄이는 수밖에 없다. 세율을 올리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과도한 세율 상승은 민간 경제의 활력을 저하시켜 수입 증가보다는 오히려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 대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본 투자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여 생산 증가에 따른 정부수입 증가를 꾀하고, 포퓰리즘적 지출과 통화증발을 통해 재정을 보전하는 정책을 일소함으로써 지출을 줄여야 한다.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과정은 최근 국비급식, 반값 등록금 등 이른바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홍역을 앓고 있는 한국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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